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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과 삶-김동진 목사] 자기 존재의 깨달음



김동진 목사(루터교 은퇴/미주 크리스천 문인협회원)
 

자기 존재의 깨달음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지니고 있는 하나의 과제가 있다. ‘어떻게 살아야 가장 값지게, 그리고 후회 없이 살았다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일 것이다.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단순하지가 않다. 너무 거창한 물음이어서 답을 찾는다는 것이 마치 달걀로 바위를 부수려는 어리석은 시도일지도 모른다.

더욱이산다는 것에 대해 사람마다 내리는 정의와 대답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나 다 똑같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공동 과제인 것 역시 사실이다.

생리적인 측면에서만 본다면 태어나서 먹고, 입고, 살다가 수명(壽命)이 다하면 목숨이 다 해지는 것은 누구나 겪는 과정일 것이다.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이러한 삶과 죽음을 평가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것은 괴로운 이 세상에 아예 태어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미 태어났으니 살아갈 수 밖에 없을 바에야 그 다음 행복의 길을 찾는 것은 차라리 제 목숨을 끊고 고통스러운 이 세상을 하직하는 길이라고 가르치기도 했다. 그의 제자 가운데는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목숨을 끊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이처럼 극단적 선택을 강조했던 쇼펜하우어 본인은 제 수명을 다 채우고 갔으니 이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 주는 것일까. 아마도 의식주 부담을 떠나서라도 인간이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너무나도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의 속성에는 불합리성과 부조리(不條理)가 내포돼 있다. 이로 인해 이치에 맞게만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이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사람이 살아가노라면 잘못이 없을 수 없고, 따라서 잘못을 반성하는 마음도 갖춰야 하는 것이 바로 절대자와 구별되는 인간다운 점이고, 이 또한 인간의 신비함이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성적으로 아침에 눈뜨고, 저녁이면 잠자리에 드는 비슷한 일들만을 되풀이한다면 사람이 하등동물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 싶다. 숲 속이나 나뭇가지에 깃을 치는 새들이나, 이동식 집을 지어 놓고 그 속에 안주하는 달팽이나, 제 집이자 일터에서 죽치고 도사리고 있다 걸려드는 먹이를 낚아채는 거미나, 스스로 자기를 가두고 사는 고치 같은 동물과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아무래도 인간은 자기성취를 위한 지향과 보다 나은 삶을 향한 동경, 과거 잘못에 대한 회한에 젖어 내가 왜 이런 일들을 했을까”, “내가 왜 저런 일들을 안 했던가라는 사고(思考)의 동물인 점이 다를 것이다.

이처럼 아픈 후회가 언젠가는 빛나는 황금씨앗이 되어 새로운 일을 여는 첫 장이 된다면 이때부터 슬픔과 후회는 기쁨으로 이어질 것이다. 동물과 인간의 근본적인 차이가 확인되는 바로 그 순간이 된다

인생의 의미가 헤아려지고 자기를 확립할 수 있는 주체성 있는 삶의 출발점이 된다. 물론 이 순간에도 나의 잣대만이 옳다고 믿고 나아간다면 자칫 자기 혼자만 옳고, 그것이 최선이라고 고집하는 독선에 빠지기 쉽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주체의 근원이 보다 더 본질적이고 고차적인 것이 되어야만 한다. 특히 내 생각이 옳은가라는 자기 존재의 의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서는 인생 교본(敎本)이 필요하다.

크리스천들은 바르게, 그리고 사람답게 해주는 길로 인도해주는 그 교본이나 독본(讀本)을 성경으로 여긴다. 따라서 살아가면서 성경에 귀를 기울여 내 존재의 근원을 찾아내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경은 ‘옷을 찢지 말고 네 마음을 찢으라(요엘 2:13)’고 했다. 성경에서 마음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쓰인다. ‘그릇’이란 의미가 담긴 ‘칼디아’(καρδια)와 ‘깨닫다’의 의미인 ‘누스’(νους)이다. ‘깨닫는 그릇인 마음을 찢으며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한다.         dongchinki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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