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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소망-홍요한 신부] 새해에 내가 소망하는 것들



홍요한(시애틀 성당 주임신부)
 

“참으로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라고 기쁘게 말할 수 있도록

 
가톨릭 교회에서 좋은 것 중의 하나는 연말에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의무적으로 가진다는 것입니다

가톨릭 신자들은 적어도 일 년에 두 번은 고해성사를 의무적으로 보게 되는데 이 고해성사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부족한 것을 고백하며, 좀 더 나은 생활을 다짐하게 됩니다.

특히 성탄시기의 고해성사는 한 해를 정리할 수 있는 큰 은총을 줍니다. 지난해도 작은 공동체들이 함께 모여 고해성사를 준비하고, 서로 나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눔의 주제는 한 해 동안 즐거웠던 것들과 감사한 것들이었습니다.

형제 자매들이 감사한 것들은 너무도 다양했습니다. 그러나 소박한 것들이었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건강하게 한 해를 보낸 것, 아이들이 잘 자라주는 것, 부모님의 수술이 잘 끝나서 건강을 회복하신 것, 한 해를 무사히 보내고 마무리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게 된 것, 가족 중 한 사람이 큰 사고를 당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지금은 많이 좋아지고 있다는 것, 올해 회사에서 수많은 사람이 해고 당했지만 자신은 아직 출근하고 있다는 것…. 이렇게 형제 자매들은 지금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형제 자매들은 소박한 것들 속에서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새벽에 부모의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기뻐했고, 무거운 짐을 들려고 하는데 아이가 함께 들겠노라고 작은 손을 내밀 때 기뻐했으며, 배우자의 작은 배려에 기뻐했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사업들이 힘은 들지만 잘 되고 있다며 기뻐했습니다. 이렇게 한 해를 마무리하며 형제 자매들은 “내년도 올해 같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새해를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서로 서로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인사합니다. 그렇게 서로에게 복을 빌어주며 2015년도 새해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복을 받고 싶어 합니다.

한 해를 되돌아보며 감사했듯이 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내가 함께 하고 있는 이들 안에서 기뻐하고, 내가 하고 있는 일들 안에서 감사할 때 복은 흘러넘치게 됩니다. 내가 함께 하는 이들 안에서 기뻐하게 되면 소박한 것들 안에서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러한 것들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주어진 것들에 대해서 당연하게 생각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불평이 하나 둘 싹이 트게 됩니다.

그래서 행복은 불평과 함께 사라지기 시작하고 욕심과 함께 멀어지기 시작합니다. 함께 있음에 감사하고 잘 자라주고 있음에 감사했지만 자녀에 대한 나의 기대치는 자꾸 올라가고,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내 마음에서 떠나게 됩니다.

배우자가 곁에 있음에 감사했지만 어느 순간 “이렇게 해 주었으면” 하는 기대는 불평으로 이어지고, 그 불평과 함께 원망과 판단과 체념 등이 자리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인사는 “불평하지 마세요, 주어진 것에 대해 감사하세요, 함께 하는 이들에 대해서 감사하세요, 상대방에 대해 너무 지나친 기대를 하지 마세요. 그러면 행복해질 것입니다”라는 의미가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이렇게 권고하십니다. “형제 여러분,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 누가 누구에게 불평할 일이 있더라도 서로 참아 주고 서로 용서해 주십시오”(콜로새 3,12-13).

이것이 바로 복을 담는 삶의 자세이고, 복을 전해주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감사를 배우게 되고, 자연스럽게 존경과 겸손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배우자들은 서로 일치하며 기쁨과 평화를 얻게 됩니다그렇게 복을 가득히 받게 됩니다.

내가 받고 싶은 복들이 있습니다. 내가 복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감사와 만족은 복을 끌어당기고, ‘욕심과 불평은 복을 밀어버린다는 것을 기억하며 올 한 해를 마치고 또 다시 한 해를 돌아볼 때는 “참으로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라고 기쁘게 말할 수 있도록 그렇게 살아가 봅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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