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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수필-문희동 수필가] 아버지의 사랑



문희동 수필가(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 지부 회원)
 

아버지의 사랑

 
올해는 을미년(乙未年) 양띠 해다. 양은 순하고 단순하여 양치기 손에서 양육된다. 겁이 많은 그들은 주인의 지시에 따라 움직인다. 자신들을 귀여워하며 보살펴주는 목자의 음성을 알기에 안심하고 따라 행동한다.

양은 목자 없이 하루도 살 수 없는 동물이다. 주위 무서운 맹수들의 습격을 막아낼 능력도, 또 혼자 집을 찾아가지도 못한다. 귀소성이 부족한 동물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목자는 양들의 이름을 지어 부르며, 병이 없나 불편한 곳이 없나 잘 관찰하고 보살핀다

만약 양을 잃어버리면 그것은 목자가 살피지 못해 생긴 일이다. 임무를 다한 목자가 아닌 것이다. 또한 목장 주인에게 책임 추궁을 받을 터이니 더 열심히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나도 아들을 잃어버린 적이 있다. 4살 정도 나이로, 겨우 의사 표시나 할 정도였을 때였다. 하니 전화번호도 물론 외우지 못했다. 어느 날 아이는 상가 앞길에서 혼자 놀았다. 그 모습을 어느 여인이 길 잃은 아이로 착각했나 보았다. 여인은 아이를 길 건너편 파출소에 맡겼다. 아이는 집을 알고 있기에 의사 표시를 했단다. 하지만 경찰들은 그 표시를 알아채지 못했다. 그저 부모가 찾아오기만 기다렸나 보았다.

아이가 없어진 걸 안 뒤, 인근 파출소를 전부 뒤졌다. 그러나 헛수고였다. 기진맥진, 암담한 심정에 한숨으로 건너편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언덕 위 파출소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앞으로 수없이 왕래했음에도 왜 진작 그곳이 떠오르지 않았을까.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그곳의 문을 밀었다. 문을 여는 순간, 아빠~! 하며 달려오는 아들, 꿈인지 생시인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왜 그곳을 생각지 못했을까. 지금도 의문이다.

등잔 밑이 어둡다란 말이 꼭 맞았다. 나는 누가 보든 말든 아이를 품에 꼭 안았다. 미안함, 감사, 행복감 등등이 교차되어 눈물로 얼룩져 흘러내렸다. 오로지 아들을 찾아야 한다는 결심은 핏줄에 대한 사랑이 앞섰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점포의 물건, 손님, , 명예, 체면 따위는 뒷전이었다

이처럼 사랑의 마음이 생기면 어떤 계산도 하지 않으며, 따지려 하지 않는다. 돈 보다 사랑이 먼저 보이는 것이다. 양을 찾는 목자의 마음도 아들을 찾겠다는 아비와 같은 심정일 것이다.

성경엔 양 이야기가 500번 정도 나온다. 특히 길 잃은 한 마리 양을 찾는 예수의 비유는 바리새인들에게 말한 것이었으나 2,000년이 지난 오늘날은 교회의 리더들에게 말하는 것이다

100마리 중 아흔 아홉 마리를 들에 두고, 잃어버린 한 마리 양을 찾는다는 건 사실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경제적 가치와 시간적 소모로 보아도 아흔 아홉 마리가 더 비중이 크다. 그러니 대를 위해 소가 희생돼야지, 소를 위해 대가 희생된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세상은 언제나 효율성을 따지며, 이해타산으로 매사를 결정하기에 손해 보는 일은 전혀 하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길 잃은 한 마리 양은 찾아야 한다. 이것이 아버지의 사랑이며 예수님의 사랑이다. 사랑의 힘인 것이다.

우리를 만드신 분의 사랑은 절대적이어서 한 마리의 양도 놓치지 않으신다. 그 분의 양인 우리는 올해도 목자의 인도로 무사히 생의 강의 건너야 할 것이다. 언제나 느껴지는 그분의 벅찬 사랑이 우리 주변에 흘러 넘치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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