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척상(오레곤
한국재단 이사장)
새해엔 좋은 기억만 많이 만들었으면
지난 해를 돌이켜 보면 아름다웠던, 고마웠던, 어느 때는 뭉클했던 일들이 있습니다. 어려운 이웃을
보면서 나는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주는 친구가 참 아름다웠지요.
내가 아파서
힘들어 할 때 내 등을 살포시 토닥여준 친구가 고마웠습니다. 나 혼자
감당 못해 안절부절하고 있을 때 부탁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 일 처럼 뛰어다니며 도와준 친구가 가슴
뭉클했습니다.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세상살이지만 나보다 더 큰 가슴으로 아름다운 그림을 그리는 분들입니다.
새삼 배우면서 본 받고
싶은 마음에 좋은 기억으로 남깁니다.
어느 땐 매우 보기 싫고 왜 저러나 싶을 만큼 안타깝게 일을 그르치는 사람들도 주위에는 있습니다. 자신의 작은 이익을 위해 여럿의 손해를 계산 못 하는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설레설레 젓습니다.
자기 앞도
잘 못 가리면서 남에게 단추 채우라고 말하는 사람도 봅니다. 일부러 풀어놓은
단추일 수도 있는데 남의 멋진 옷차림을 망치려는 듯한 참견에 한심스러워져서 혀끝을 쯧쯧 차기도 하지요. 여러가지 더 많지만
기분 상하지 않으려고 이런 기억은 잊으려 합니다. 부담되는 그림은 지우려
합니다.
그래서 새해를 맞아 아주 하얀 도화지에 새로 그리기 시작하는
것이 신납니다. 올해는 신나고
즐겁고 아름다운 그림만 그리고 싶습니다.
내년 이 맘 때엔 잊어야 할 기억이 없어서 아무 것도 지우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주위가 훈훈해지면 더욱 좋겠습니다.
자신보다 남을 먼저 배려하고
이웃을 앞서 챙기리라 다짐하며 하얀 도화지에 우선 따스한 색깔을 입혀볼까 합니다. 올해는 그저
행복할 것 같아 미소가 지어집니다. 새해에도 아름다운 기억을 많이
만들어가며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건강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