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말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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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한 학생이 묻는다.
저녁의 뜻이 궁금해서이다.
아침은 해가 떠서 작은 시간으로 해석한다. 아기/아이/아지, 아우, 아기자기 등의 말에서 ‘아’가 지니고 있는 뜻은 작음이다. 시간적으로는 아직, 아까, 아래(께)의 예를 들면 이른 시간을 말한다.
저녁은 해가 지는, 저무는 시간이다. 곧 저물 녘(무렵)이다. 물건이나 얼굴이 검게 되면 ‘그을리다’란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해가 저물어서 검게 되면 그을린 다른 표현, ‘그믐’이 된다. 날씨가 검게 되면, 흐릿한 날이 된다. 하늘을 보면 검은 구름이 생겨 곧 비를 예상하곤 한다. 곧 검은 것은 저문 것이고, 그을린 것이 되며, 흐린 빛이 보이게 된다. 'k>j, k>h'의 음운 변화를 보이며 어원은 같은 데서 시작된 말이다.
눈을 감다, 눈을 감게 되면 앞을 볼 수 없으니 캄캄/깜깜하게 된다.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아는 이로부터 연락이 없게 되면 감감 무소식이 된다. 속을 드러내지 못한 사람은 컴컴한 것이고, 답답한 마음이 지속되면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
지난 주 있었던 나의 수업 내용 중 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