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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배 위원이 만난 사람 ⑥한인사회 ‘큰 어른’ 박남표 장군

갑오년 새해 삶의 지혜와 덕담을 듣다


인생살이에 좋은 일과 괴로운 일이 서로 절반씩이지요
  육군훈련소장 '투 스타'로 예편한 뒤 이민 생활 시작
  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기-타코마 초대 한인회장
 
푸른 말처럼 희망과 꿈을 품고 힘차게 달려가자고 다짐했던 갑오년(甲午年) 새 아침이 밝은지도 어느덧 20일이 넘게 지나가고 있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한 해의 장밋빛 계획을 세우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1930년대 전세계 대공황 이후 최악이라는 미국 불황의 여파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요즘 사람들의 얼굴에는 힘겨움과 고달픔이 고스란히 배어 있다.  

웃음을 잃다 보니 얼굴의 인상까지 바뀌어 놓은 것은 아닐까 마음이 아파온다. 아무리 힘들어도 어둠이 무서워 찬란한 아침을 포기하지 않는 것처럼 세상을 비관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며 긍정적인 사고를 갖도록 노력해보자는 다짐을 다시 되새겨본다.

시애틀N은 새해를 맞이해 시애틀 동포사회에서 박 장군으로 불리는 큰 어른 박남표(91) 예비역 육군 소장을 만나 그의 긍정적인 삶의 철학과 덕담을 들어봤다.

한국전쟁을 겪었고 파란만장한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한 뒤 이민의 삶마저 우리와 함께 하고 있는 그다

지난해 구순(九旬) 잔치를 치른 박 장군은 무엇보다 인생 백 년에 고락이 상반(인생살이에 괴로운 일도, 즐거운 일도 절반씩)”이라며 현재 생활이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즐겁고 좋은 일이 올 것이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신년에 좋은 꿈은 꾸셨는지요.
 
“꿈을 꾸고 싶었는데 꾸지 못했어요.(웃음아침에 눈을 뜨며 아름다운 자연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과를 시작하는데 하루 하루가 새해 첫날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 꿈도 못 꾸네요현재 생활에 만족을 하고 있는데 다른 꿈이 있다면 그것은 과욕이겠지요.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아쉽게 느끼는 점은 없으신지요.
 
“아쉬운 건 없고 오히려 2년 전 내분이 있었던 타코마 한인회를 지난해 김도산 회장이 맡아 모범단체로 정립시켜 줘서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초대회장 자격으로 연말 정기총회에 참석해 알게 되었는데 임원들의 헌신적인 봉사의 결과로 8,000달러의 잔액을 새로운 한인회 집행부에 이월시켜 줬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다 보면 각양각색의 이견으로 불협화음이 있지만 중요한 것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그렇지 않으면 갈등이 증폭되면서 증오만 남는 법이지요.
 
-초대 타코마한인회장을 역임하셨습니다단체장의 덕목은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단체장이라는 자리는 감투가 아닌 봉사정신이 투철해야 그 단체가 동포사회에 튼튼한 뿌리를 내릴 수 있습니다귀를 열고회원들의 뜻을 계획과 실천에 반영하면 회원 확보도 수월하고 동시에 주류사회에서도 명실상부한 단체로 인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또 단체장 임기를 마치면 뒤에서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아름다운 모습을 동포들은 기대합니다.
 
-동포사회에 가장 큰 문제점을 지적해 주십시오.
 
“한인의 근면과 성실함은 우리가 살고 있는 미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초창기 이민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대부분의 동포들이 중산층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나 보다 우리라는 포괄적인 생각을 가지고 결집력을 키워야 하며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 주류사회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정신이 중요합니다이민 2,3세대를 위해서 그들이 주류사회에서 한국인의 목소리를 대변할 정치인을 배출해야 합니다. 1세대들이야 비숙련 분야에서 힘들게 살아왔지만 우리 후손에게 물려주어서는 안 됩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동포사회의 '큰 어른'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건강 비결이 궁금합니다.
 
“특별한 비결은 없고 군대생활을 통해 몸에 밴 규칙적인 습관과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생활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겠지요지금까지 살아오며 많은 사람을 보았지만 매사에 부정적인 사람은 복을 쫓아내 낭패를 보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어떠한 경우라도 보는 관점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긍정적인 사고로 사물을 보면 정신 건강은 물론 덤으로 육체까지 건강하니 행복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민은 언제 오셨으며처음 직업은 무엇입니까.
 
1970년 논산훈련소장을 끝으로 전역 후 행정계획위원회에서 근무를 시작했지만 할 일이 없더군요출근하면 시간 때우고 퇴근하는 게 임무였어요도저히 성격에 맞지를 않아 사표를 쓰고 미국행을 결심했습니다부인(박송자∙79)이 기독교 국제부에서 전임강사로 근무를 한 덕분에 영주권 취득을 할 수 있었습니다타코마에 정착 후 처음 직장이 농장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인부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습니다그러던 중 무역회사 취업을 하게 되었습니다독립운동을 하신 할아버지, 아버지께서 중국 연변에서 활동을 하신 관계로 출생과 유년시절을 그곳에서 보내 중국어를 할 수 있었고,대학을 일본에서 다녀 큰 어려움 없이 구사하는 덕을 보았습니다.
 
-생애 가장 힘들었던 시절은 언제입니까.
 
6∙25 전쟁이지요. 1951년 겨울 현리전투는 아직도 몸서리처지는 악몽입니다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기적입니다. 2개 사단의 중공군에 포위를 당했습니다. 3일간 밥은 물론 물도 못 마시며 강추위를 견뎌야 했지요이러다 부대원 모두가 굶어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특공대를 조직해 밭에서 꽁꽁 얼어붙은 배추를 뽑아다 허기를 채웠습니다그때 먹었던 배추가 지금까지 먹었던 음식 중 제일 맛있다고 생각합니다수천 명의 전사자를 낸 아군은 연합군의 도움으로 중공군을 섬멸했지요.
 
-작년에 지인들이 구순 축하연을 베풀었습니다.
 
“환갑칠순팔순에도 조용히 보낸 사실을 정병국, 고종제씨 등이 주축이 되어 성대한 자리를 마련해 줘 감사하며 동포사회에 큰 빚을 지어 마음이 무겁습니다. 여생에 이자까지 갚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갑오년을 맞아 동포사회에 덕담을 부탁드립니다.

“산과 산은 서로 맞댈 수 없지만 사람과 사람은 언제든지 만날 수 있기에 정과 아쉬움을 가슴에 듬뿍 담고 살아야 인생이 풍요롭습니다그리고 한인으로 자부심을 가지고 법을 실천해야 합니다우리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올해에는 경제도 완만한 상승세를 이룬다고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습니다마른 수건도 쥐어짜는 마음가짐으로 불경기의 끝자락을 슬기롭게 극복하기 바라며 갑오년을 맞아 힘차게 달리는 말의 역동성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복 많이 받으세요.
 
<박남표 장군은 누구인가>
 
박남표 장군의 삶은 질곡과 굴레로 점철된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하며 한국 현대사와 미주 한인이민사의 산 증인으로 불린다.

박 장군은 독립무장단체인 황해도 구월산대 출신으로 옥천동 탈옥사건을 주도했던 독립투사 박지영의 장남으로 1923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중국 두만강 근처의 회룡봉에서 자라나 일본에서 공부한 뒤 육군사관학교를2(박정희 전 대통령과 동기)로 졸업하고 일선 사단장으로 625 골육상쟁을 치렀다.

그는 최전방 부대의 연대장과 사단장을 거쳐 육군 논산훈련소장을 지냈고, ‘투 스타소장으로1970년 예편한 뒤 한국 사이클연맹 회장 등을 역임한 뒤 1973년 이민 길에 올랐다. 타코마 지역의 미국 회사에 취업해 이민생활을 하는 가운데 한인들의 단결과 화합을 위해1977년 타코마 한인회를 창설, 초대 회장을 지냈다.

<어머니> <국경의 벽, 넘고 넘어> 2권의 책을 발간한 박 장군은 1993년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전 참전비를 올림피아 워싱턴주 청사에 건립하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그는 특히 한인정치인 양성 등 후세들의 교육에 각별히 헌신해왔을 뿐 아니라 한국 문화 전통 보존에도 남다른 열정을 쏟아오고 있다.

 시애틀N=김성배 편집위원 sbkim@seattl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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