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심혜숙] 바위의 수염
- 21-12-06
심혜숙(한국문인협회 워싱턴주지부 회원)
바위의 수염
바람 부는 날 두꺼운 재킷을 입었습니다
얇은 주머니 속 작년에 넣어둔 작은 상자
기다림을 배우고 있었습니다
상자 속에 체온을 저장합니다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남긴
빗금 닮은 마음을 넣고
밤의 깊이 찾아 길을 나섭니다
깊어지기 위해서 주머니도 비워 둡니다
어둠의 깊이는 오랜 연인처럼
익숙함이 낯설어집니다
벼랑 끝
바위의 수염처럼 매달린 야생화
어제를 생각하며 뿌리 내리는 연습을 합니다
절벽의 삶을 지탱하기 위해
붉은 혀를 내밀고
하얀 솜털이 바람을 움켜쥡니다
돌에 묻혀 보이지 않는 노란 꽃 한송이
구르는 돌멩이의 옷이 되어 줍니다
추락하는 만큼 깊어지는 마음
나만의 상자 속에 넣어두고
혀를 닮은 꽃같은 꿈을 꿉니다
언덕에
물감 묻은 붓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해설>
좋은 시는 참신한 이미지와 깊은 시적 주제의식이 함께 구축된 작품이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은 바위위에 핀 야생화를 “바위의 수염”의 이미지로 돌에 핀 노란꽃 한송이를 “돌멩이의 옷” 이미지로, 그리고 “혀를 닮은 꽃”과 “물감 묻은 붓”을 시의 상징으로 형상화한다.
다음으로 시인은 자기 가슴 속 주머니에 작은 상자를 품어 사랑의 체온을 담고 기다람과 비움과 인내를 통하여“추락하는 만큼 깊어지는 마음”의 시를 창조하는 강한 시정신을 시적 주제의식으로 표현한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절벽과 벼랑 끝의 상황 속에서 피는 꽃처럼 고난과 싸우는 투혼으로 시를 창조하겠다는 강한 시 정신이 신선한 이미지들로 축조된 예술이란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목록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UW 한인 이수인교수 삼성호암상 받았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박3일 캠핑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일 토요산행
- <속보>아동성폭행 타코마 한인군인, 택시기사 살해혐의로도 기소돼
- 600명 ‘코리아 나이트’서 스트레스 확 날렸다(+영상,화보)
- K-SCAN 한인상공인 길잡이 역할 돋보인다
- [화보] 코리아나이트 신나고 재미있었다
- 벨뷰통합한국학교 전통혼례식 "참 멋있어요"(+영상,화보)
- “FWYSO 봄 연주회에 한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UW동아시아도서관, 김봉준 작가 초청 행사
- [기고-샘 심] 제44선거구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이유
- 오리건 한인, 어머니 숨지게 한 양로원에 1,000만달러 소송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나그네 길에 길동무
- 샘 심 시애틀한인회 부회장도 워싱턴주 하원 출마한다
- 시애틀 영사관, 중소벤처기업 지원협의체 개최
- 한인2세들이 시애틀 영자신문 인수했다
- 미국프로축구 열린 시애틀 축구장서도 "Korea"
- 코리아나이트 행사 전‘코리안 푸드트럭’운영
- 시애틀영사관 청사 경비 및 청소용역 입찰
시애틀 뉴스
- 워싱턴주 차나 주택 보험 왜이리 비싼가? "보험료 인상이유 밝혀라”
- 시애틀경찰국장은 ‘파리목숨’인가? 디아즈 국장 해임 놓고 논란
- 아마존 드론 장거리 배송 승인 얻었다
- 애드리언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장 잘렸다
- 시애틀지역 집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 워싱턴주 10대 소년 하이킹중 400피트 절벽 아래로 추락했는데 경미한 상처만
- 빌 게이츠 전처 멀린다, 여성 인권단체에 10억달러 기부
- 시애틀지역 정신질환자 자연환경서 치료한다
- 시애틀서 가족부양하기 전국 '탑5'
- 시애틀지역 주민들 여행 선호지가 바뀌고 있다
- 시애틀 유명 정치로비회사 파산 모면했다
- 미국 대선 앞두고 국가부채 '부각'…"10년물 국채금리 10%"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뉴스포커스
- '주점 간판' 달고 불법 게임장 운영한 30대 우즈벡 여성 체포
- 라운드 예약도 앱으로 손쉽게…선호도 1위는 '카카오골프예약'
- "때려죽일…누굴 가르친다고" 얼차려 사망 동료 훈련병 父 분노
- 野 "22대 국회 '해병대원 특검법' 재발의 촉구…반드시 통과 시킬 것"
- “의사는 자기 역할에 충실한 전문가일 뿐…돌아올 명분 달라”
- 홍준표 "SK가 통신 재벌로 큰 건 노태우 덕…1조4천억 정도는 각오해야"
- 전 육군훈련소장 "'훈련병 얼차려 사망' 전적으로 군 잘못"
- 국힘, 금투세·종부세 '감세카드'로 반전 노린다
- '구속 송치' 김호중 운명 가른 결정적 순간
- '尹 축하난' 거절 인증 릴레이 시끌…"난이 무슨 죄"
- 김정숙 여사, 文전용기 인도 순방때 '기내식 6292만원'
- '명품백' 최재영 11시간여 2차 조사…"김 여사, 대통령실·보훈처 직원 연결"
- SK 흘러간 '노태우 비자금'…국고환수 대신 노소영 몫, 왜?
- 이성윤, 김건희 7대의혹 '종합특검법' 발의…도움 준 공무원도 수사
- 정부 "오늘부터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복귀시 불이익 최소화"
- 최태원 1.4조 어디서 마련하나…'세기의 이혼'에 SK 지배구조 영향권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