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데이팅앱 사용' 폭증…잘못하다간 다 털린다

사용자 1년새 55.3% 증가…인증 까다롭지만 관리는 소홀

전문가들 "보이스피싱 범죄 이용 가능성…제대로 관리" 


"개인 취향과 사생활이 담긴 글도 데이팅앱에서 쓰는데 이게 개인정보랑 합쳐지면 범죄에 쓰이지 않을까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앞당긴 비대면 사회 속 틴더(tinder) 등 이른바 '데이팅앱'이 2030세대에서 유행이다. 그러나 일부 데이팅앱은 검증 절차라는 명목으로 민감도가 높은 내용을 가입자들로부터 요구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를 낳는다.

5일 모바일 시장분석업체 앱엔이프에 따르면 2020년 한국 데이팅앱 사용자수는 1년 전보다 55.3% 늘었다. 구글 앱스토어에서도 매출순위 상위 25개 중 11개(44%)가 데이팅앱이다.

주변에서도 데이팅앱으로 이성을 만나는 사례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대기업 직장인 정모씨(28)는 "고시공부를 하다가 그만두고 직장에 들어와 인간관계가 넓은 편이 아니라 데이팅앱으로 사람을 몇 번 만났다"고 말했다.

수도권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박모씨(27)는 "나와 비슷한 수준의 전문직 여성을 빠르고 편하게 만날 수 있어 데이팅앱을 사용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팅앱에 제출한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관련 문제도 끊이지 않는다. 지난 9월에는 고소득자와 고액자산가들이 모인 데이팅앱 '골드스푼'에서 13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가입자들은 본인의 직업과 경제력을 입증할 전문직 면허증과 차량등록증, 시세 20억원 이상의 아파트 등기와 같은 증빙 서류를 제출해야 했는데 20대 해커는 이러한 정보를 손쉽게 빼냈다.

30대 직장인 A씨도 골드스푼에 가입했다가 피해를 봤다. A씨는 뉴스1과 통화에서 "아무나 만나는 것이 조심스러워 검증된 사람들을 만나려고 가입했지만 돌아온 결과는 개인정보 유출이었다"며 "해커는 내 데이터를 다른 해커와 보이스피싱범에 넘기겠다며 협박까지 해왔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회원정보가 유포된 커뮤니티 사이트 운영업체들과 공조해 관련 게시글을 즉시 차단하고 삭제 조치했다. 하지만 회원들은 추가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데이팅앱 업체들의 철저한 정보 관리와 함께 회원들의 발빠른 대응도 당부한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교수는 "데이팅 앱 사용시 불필요한 부가서비스를 받기 위해 개인정보를 추가로 제공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지양해야 한다"며 "개인정보 유출을 인지했을 때는 그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드스푼' 피해자 대표 류승호 변호사는 "피해자들의 민감정보가 2차, 3차로 재확산되고 보이스피싱 등 다른 범죄에까지 이용될 수 있다"며 "민감도가 높은 개인정보인 만큼 기술적, 물리적 보호조치가 제대로 이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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