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보다 전염력 5배" 남아공 삼킨 오미크론 우려 '확산'
- 21-11-27
남아공 신규 확진, 8일 100명대서 26일 2828명 폭발…세계 각지로 2차 감염 확산
WHO·전문가들 "단백질 표면 돌연변이 수 델타 2배…재감염 위험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새 변이(B.1.1.529)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강타하면서 해당 지역의 신규 확진자는 최근 3주간 약 30배 뛰어올랐다.
새 변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의 표면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를 델타 보다 2배 더 보유하고 있으며, 전염력이 5배에 달한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어 일각에선 백신 무용지물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변이의 확산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국경 강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CNN, BBC, 하레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남아공에서 집중적으로 확산 중인 B.1.1.529 변이를 '우려 변이(variant ofconcern)'로 분류하고 명칭은 '오미크론(Omicron·Ο)'이라고 지정했다. 오미크론은 그리스 문자 알파벳 15번째 글자다.
◇ WHO "오미크론, 기존 어떤 변이보다 빠르게 확산 중" 우려
지난달 보츠와나에서 최초 발견된 것으로 알려진 오미크론은 남아공을 강타하며 해당 지역을 풍비박산 내고 있다. 남아공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8일 하루 100명대에서 26일 기준 2828명으로 무려 30배 가까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
26일 기준 해당 변이는 남아공, 보츠와나, 홍콩, 벨기에, 이스라엘까지 확산하면서 2차 감염을 일으키고 있다.
WHO는 "이 변이가 많은 수의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예비 증거에 따르면 이 변이가 다른 변이 대비 재감염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 변이는 이전에 출현한 어떠한 변이보다 감염 급증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감지되고 있고, 보다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분석했다.
보건기구는 그러면서 각국에 Δ감시와 염기서열 분석 노력 강화 Δ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지사이드)에 관련 자료 제출 Δ국제보건규약(IHR) 준수와 초기 사례·클러스터 보고 Δ국제사회 공조 등을 촉구했다.
◇ 오미크론, 델타보다 돌연변이 2배…"델타보다 전염력 강력한 듯" 경고음
브라질발 감마 변이부터 남아공발 뮤(μ) 변이까지. 그간 주요 변이는 수도 없이 등장했으나 오미크론에 보다 많은 관심과 우려가 집중되는 이유는 전 세계를 집어삼킨 델타 변이보다 돌연변이를 2배나 보유하는 것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미크론은 '스파이크 단백질'에 돌연변이를 무려 32개나 보유하는데, 이는 델타 변이(16개)의 2배에 달한다.
바이러스는 흡사 왕관처럼 보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표면에 덮여진 스파이크 단백질을 이용해 숙주 세포로 침투하는데, 돌연변이가 생기면 전파력이 달라질 수 있고 백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여기에 델타 변이의 경우 바이러스가 신체 세포에 접촉하고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 수용체 결합 도메인(RBD)이 2개에 불과했으나 오미크론 변이는 RBD가 1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변이가 얼마나 빨리 퍼질지, 변이주에 대한 백신 효능은 어느 정도인지 추측은 난무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변이가 지금까지 본 그 어떠한 것보다 감염력이 높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를 지낸 에릭 딩(Eric Feigl-Ding) 미국과학자연맹(FAS) 선임 펠로우는 이날 여러 트윗을 통해 새로운 변이가 잠재적으로 기존 것을 능가하는 경쟁력을 갖췄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래픽을 첨부해 "새 변이는 500% 이상 경쟁적으로 감염(competitively infectious)시킬 가능성이 있다. 현재까지의 가장 충격적인 통계"라면서 "델타를 대체하고 있는 새 변이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충격파를 주고 있다. 정말 상황이 나쁘다. 뿐만 아니라 남아공에서 이전 C12 변이도 서서히 확산되고 있고 델타를 대체하고 있다"고 전했다.
딩 연구원은 스파이크 단백질 돌기에 위치해, 바이러스의 전파력을 결정하는 핵심 부위 중 하나인 '퓨린절단부위'(furin-cleavage site)'도 언급하면서 "변이가 2개의 퓨린절단부위를 갖고 있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변이는 하나만 갖고 있다"며 "퓨린 부위가 말썽을 예고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벤구리온 대학의 면역학자 토머 헤르츠 교수는 "이번 변이는 스파이크 단백질에만 30개 이상의 돌연변이가 포함됐고, 게놈 전체에는 50개 정도의 돌연변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면역을 회피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감염 능력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현존 변이 가운데 스파이크 단백질의 돌연변이 수가 가장 높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시쉬 자 브라운보건대 학과장은 "최근 5~6개월 간 많은 변이가 등장했으나 우려와 달리 대부분은 누그러들었다. 그러나 오미크론은 경우가 다른 것 같다. 델타 변이보다 훨씬 더 전염성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기존 코로나19 백신이 새로운 변이에 대한 보호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현 단계에서 추정하기는 여전히 어렵다"면서도 "스파이크 단백질의 변화 횟수가 많을수록 백신이 바이러스를 퇴치하는데 힘들어진다. 면역체계는 변이의 프로필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이를 식별하고 공격할 준비가 덜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아직 모르는 영역 많아…우려 금물" 시각도
반면 일각에서 성급한 우려는 금물이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정말로 더 전염성이 있는지, 더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는지, 백신 효능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지 등 아직까지 미지의 영역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사람들은 당장 이 변이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 신호를 보낸다고 얘기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는 모르는 부분이 많다. 백신 실험을 통해 항체 회피 여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쉬 자 브라운대 학과장 역시 "이번 변이로 인해 백신 접종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면서 "문제는 백신 효능에 타격이 얼마나 있을지다. 며칠 내로 예비자료를 받아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전염병학자 겸 공중보건 전문가인 압둘 엘 사예드 박사는 "우려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WHO가 지적했듯이 우리는 한 발짝 물러서서 과학에 대한 연구를 기다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미크론의 확산에 따라 현재까지 Δ영국 Δ이스라엘 Δ일본 Δ미국 Δ캐나다 Δ홍콩 Δ유럽연합(EU) Δ러시아 Δ이집트 Δ아랍에미리트(UAE) Δ터키 등 국가들은 아프리카 여행객을 대상으로 국경을 강화에 나섰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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