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준 조기긴축 카드 만지작…"내년 3월 금리인상 가능"
- 21-11-25
12월 14~15일 FOMC 주목…점도표-경제전망 업데이트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조기 긴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물가상승 압박은 더욱 거세졌고 고용목표에도 최근접했다. 하지만 섣부른 긴축은 목표하는 '포용적' 완전고용을 해치면서 미국 경제를 만성 침체로 되돌릴 수 있다는 위험도 있다.
◇FOMC "주저없이 인플레 대응할 것"
24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조기 긴축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2~3일 진행된 FOMC에서 인플레이션이 고공행진하면 채권매입 축소(테이퍼링)의 속도를 높이는 조치를 개방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는 위원들이 늘었다.
FOMC 의사록은 "다양한 위원들이 테이퍼링 속도를 조정하고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릴 준비를 해야 하는 데에 주목했다"고 적시했다. 인플레이션이 계속해서 위원회 목표와 일치되는 수준보다 높게 오를 경우 조기 긴축을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위원들은 "인내심(patient)"을 언급하면서도 "장기적 물가 안정과 고용 목표에 위협을 가하는 인플레이션 압박을 낮추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의사록은 전했다.
의사록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고려할 때 매월 채권매입 규모를 150억달러 이상 줄이면 기준금리 목표를 조정하기에 더 나은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일부 위원들은 제안했다"고 적시했다.
이번 의사록은 약 3주 전 FOMC에서 나온 발언을 정리한 것으로, 이 회의 이후 인플레이션은 더 올랐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로 알려진 핵심 개인소비지출(PCE)의 10월 수치는 전년비 4.1% 상승한 것으로 나왔다. 전년비로는 1990년 11월 이후 최대폭으로 올랐고, 9월 수치(+3.7%)도 크게 웃돌았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임금 상승과 동반했다. 지난달 소득은 0.5% 늘어 전월(-1%)에서 반등했다. 고용 호조도 이어졌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는 19만9000건으로 1979년 11월 이후 50년 넘게 만에 최저로 내려왔다.
치솟는 인플레이션과 고용 호조에 현재 FOMC의 조기 긴축의지는 더욱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달부터 FOMC의 채권매입은 매월 150억달러씩 줄어 테이퍼링은 내년 6월 종료로 예정됐다. 하지만 축소규모를 확대하면 내년 3월이면 테이퍼링이 끝나고 금리인상도 가능하다. 24일 선물시장에 반영된 내년 금리인상은 3차례, 0.25%포인트(p)씩이다.
다음달 14~15일 FOMC에서 연준은 테이퍼링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도이체방크의 매튜 라제티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그는 투자노트에서 "지표가 예상에 부합한다면 연준이 매월 축소하는 채권매입 규모를 2배로 늘릴 것"이라며 "그러면 테이퍼링은 3월 말이면 끝난다"고 덧붙였다. 다음달 FOMC는 점도표(금리전망)와 경제전망을 업데이트한다.
◇ 공급망 정체 해소 + 팬데믹 후퇴 기대감
하지만 FOMC가 인내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의사록에 따르면 이달 회의에서 위원들은 공급망 정체와 팬데믹을 둘러싼 불확실성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위원들이 "앞으로 나올 통계에 대한 인내심"을 요청하며 "그래야 공급망 전개상황과 고용시장과 인플레이션 영향력을 신중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의사록은 적시했다.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로 이어진 연휴가 끝나몀 공급망 정체는 해소되고 인플레이션 압박도 크게 줄어들 수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아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공장폐쇄, 에너지 부족, 항만과부하 문제들이 최근 몇 주 사이 완화했다'고 전했다.
FOMC 역시 이달 테이퍼링을 공식화하는 성명에서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시적'(transitory)이라는 단어를 포기하지 않았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팬데믹이 잦아 들면서 공급망 정체는 풀리고 인플레이션은 오늘날 높은 수준에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섣부른 금리인상은 팬데믹 이전의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만성침체를 다시 유발할 수 있다고 WSJ는 경고했다. 연준이 인플레 압박에 금리를 예상보다 빨리 올리면 저금리에 날아 올랐던 주식과 부동산 시장에 급격한 매도세가 휘몰아칠 수 있다.
또, 국채수익률(금리)이 오르면 가격이 내려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치솟을 위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실업이 양상되면 결국 팬데믹 이전의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의 만성 침체의 늪에 빠질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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