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먹는 치료제 '게임체인저' 요건…"빠른 진단이 필수"
- 21-11-23
고위험군, 증상 발현 3~5일 이내 복용시 효과 높아
미 진단 속도 느리고, 독감 환자 중 3일 내 치료 비중 40% 지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출시를 앞둔 미국에서 이 치료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환자들이 신속하게 코로나19검진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증상 초기에 복용해야 치료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으나 미국 내 코로나19 진단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초기 증상이 독감과 비슷해 바로 병원에 내원하지 않는 환자들이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비영리 의료매체 KHN은 지난 22일(현지시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는 손쉽게 대규모 환자들에게 투약이 가능해 코로나19 팬데믹의 판세를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으나 코로나19 항바이러스제의 성공 여부가 신속하고 정확한 코로나19진단검사에 달려있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다국적제약사 MSD(미국명 머크앤컴퍼니)와 미국 릿지바이오의 '라게브리오(성분 몰누피라비르)'가 몇 주 안으로 미국에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화이자의 '팍스로비드(개발명 PF-07321332)' 또한 지난 16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 승인을 신청했다.
몰누피라비르는 증상 발현 닷새 내 투여시 입원·사망 확률이 50% 감소했다는 임상 결과가 나왔고, 팍스로비드는 임상시험에서 증상 발현 사흘 내 투여시 입원·사망 확률이 89%, 닷새 안에 복용시 확률이 85% 감소했다.
현재 미국 정부는 약 310만회분(코스)의 몰누피라비르를 약 22억달러(약 2조6155억원)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1회분 당 약 700달러(약 83만2230원) 수준이다. 1회분은 5일 동안 하루 2회씩, 총 10회 복용할 수 있는 분량이다.
지난 16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팍스로비드 1000만회분 또한 50억달러(약 5조9445억원)에 매입할 예정이다. 1회분당 약 500달러(약 59만4450원) 수준이다.
하지만 미국 내 일부 전문가들이 이 코로나19 치료제의 성공에 불안요소가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코로나19에 감염된 고위험 환자들이 충분한 약효를 볼 수 있는 초기에 신속하게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치료를 받을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우선 정확한 코로나19 진단을 위해 사용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의 경우, 신속한 코로나19 진단 체계가 잡힌 국내와 달리 국토가 방대한 미국은 PCR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결과가 나오기까지 며칠씩 걸리는 경우가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확도가 높은 PCR 검사의 경우 실험실까지 검체를 보내 분석을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신속 항원 검사 등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지만 아직 정확도가 PCR에는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처방전 없이 구매할 수 있는 자가진단 검사도 해당 검사 결과만으로 의사가 치료제를 처방할 정도로 신뢰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미국 정부는 신속한 코로나19 진단을 위해 30억달러(약 3조5661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선 수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독감과 증상 유사…초기 진료 간과 할 수도
또 코로나19가 독감의 증상이 비슷하다보니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로 KHN는 지난 2018년에 발표됐던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5차례의 독감 유행기간 동안 미국에서 독감에 걸린 뒤 3일 이내에 병원을 찾은 고위험 환자는 40% 수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두 치료제 모두 임상시험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보였으나 증상 발현 3일 또는 5일 후 투약됐다. 규제기관 또한 이 기간내에 투약할 것을 가정하고 승인을 권고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간이 지나 질병이 더 진행된 뒤 투약했을 때 효과가 없다는 증거는 없지만 약효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배재할 수 없다.
국내 전문가들은 독감과 코로나 초기 증상은 다소 차이가 있다면서도 혼동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독감예방 주사를 접종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지금은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코로나19 검사를 받는게 원칙"이라면서도 "독감 예방접종을 받으면 불필요하게 열이 나는 사람도 줄일 수 있고 혼동하는 경우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독감 예방주사를 받았다면 독감 유사 증세가 나타날 경우 독감보다는 코로나19를 의심해볼 가능성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독감의 두 가지 특징으로 갑자기 시작되는 증상과 고열 및 전신 통증이 동반된다는 점을 꼽았다.
독감의 경우 코로나19와는 달리 감염 초기부터 갑작스런 고열과 전신에 통증이 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목이 아프거나 기침 등 일반적인 호흡기 감염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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