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박귀수] 당신은 누구시길래
- 21-11-22
박귀수 시인(알래스카문인협회 회장)
당신은 누구시길래
당신은 누구시길래
눈 녹은 들판 달려와
외로웠던 빈 가지에
연둣빛 잎새 달아주시고
당신은 누구시길래
손 시린 가지 끝에
아리던 그리움
꽃봉오리 되게 하시고
당신은 누구시길래
하늘이 호수가 될 때
과일의 단맛을 더하고
곡식 익어 고개 숙이면
푸르던 산에 단풍빛 불을 놓으시고
당신은 누구시길래
지친 계절의 가슴에
소리도 없이 하얀 눈꽃이
내리게 하시나이까
당신은 누구시길래
<해설>
일반 사람들은 신을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기에 부재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신앙인은 영안으로 자연과 세상 속에서 신의 임재를 본다. 이 작품 속에서 시인은 깊은 신심의 눈으로 자연의 질서를 주관하는 신을 보며 찬양하고 있다.
그는 신의 권능을 강조하기 위해 “당신은 누구시길래”라는 의문형으로 표현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신은 자연만이 아닌 사람들의 삶도 아름답게 주관하고 있음을 시인은 간접적으로 설파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작품은 신의 자비와 섭리로 코로나 사태의 어려운 상황 속에 있는 독자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그 문학적 효용성이 공고하다 하겠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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