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 온 듯"…美 최악 한파, 최소 31명 사망

당분간 영하 20~35도 전망…전역 340만 가구 정전

차량 난방중 일산화탄소 중독·빙판길 사고 등 속출

 

미국에 불어닥친 기록적 한파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을 돌파하고, 1억명 이상에게 겨울 폭풍 경보가 내려졌다.


특히 대규모 정전이 아직 회복되지 않고 있는 데다가, 추위를 피하고자 차량 등에서 난방을 시도하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는 사례까지 잇따라 나오고 있어 피해가 심각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악마가 온 듯한 추위"라고 표현한 이번 겨울 최악의 폭풍은 텍사스주 등을 떠났지만 추운 날씨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17일(현지시간) AF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북극 기단이 점차 물러나고 있지만 추운 날씨는 며칠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미국 중남부에서는 평균 영하 20~35도가 유지될 것이라고 했다.

동부 지역에는 이날까지 폭풍주의보가 발효됐고, 텍사스·루이지애나·미시시피주 일부 지역에서는 폭설이 예상된다.

사망자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최소 31명이라고 보도했다.

대규모 정전으로 추위에 떨던 주민들이 자동차나 벽난로를 이용해 난방을 시도하다가 화재나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망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텍사스주 휴스턴에서는 정전으로 인해 차고에 주차된 차에서 지내다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일가족 2명이 사망하기도 했고, 할머니와 손자 3명이 벽난로에 불을 지피다가 화재로 숨졌다.

텍사스주 포트워스에서는 어린이 13명이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치료를 받았고, 해리스 카운티에서만 200건이 넘는 일산화탄소 중독 사례가 발생했다.

늘어나는 사망자에 대비하기 위해 텍사스주의 법의관 사무실은 임시 시체 안치소를 요청하기도 했다.


눈이 녹아 미끄러운 빙판길 때문에 숨지는 일도 여럿 발생했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한 남성이 얼음에 미끄러지며 머리를 부딪혀 숨졌고, 테네시주에서는 10세 소년과 6세 여동생이 얼음이 깨진 연못에 빠져 사망했다.

텍사스주와 켄터키주에서는 미끄러운 도로 탓에 10명 이상이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미시시피주에서는 차가 빙판길에 전복돼 남성 1명이 숨졌다.

미주리주와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는 제설기와 부딪힌 사망자도 1명씩 나왔다.

겨울 폭풍으로 최소 4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는데, 노스캐롤라이나 해안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로 3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다쳤다.

이날 미국 전역에서는 340만 가구에 전기가 끊기는 등 정전 사태도 이어졌다.

텍사스주에서는 310만 가구에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고 루이지애나·미시시피·웨스트버지니아·켄터키·버지니아·오하이오·오리건주 등에서는 수만 가구가 정전됐다. 

텍사스주 오스틴의 전력회사 '오스틴 에너지'는 "더 오래 전력을 공급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야 한다"고 했고, 스티브 아들러 오스틴 시장은 전기가 잠깐 들어오더라도 가능하면 손전등과 촛불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연방재난관리청(FEMA)이 텍사스주에 발전기를 공급하고 예비 전력의 가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디젤 연료를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운 날씨로 이동이 어려워지자 백신 배송과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뉴욕시는 3만3000~3만5000명의 백신 접종 계획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텍사스·앨라배마·조지아·켄터키주에서도 접종이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있다. 

제프 지엔츠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조정관은 주지사들에게 백신 접종소를 다시 열 때 접종 시간을 연장하도록 권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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