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돌피하자" 일주일도 안돼 美 '외교보이콧' 카드…中과 다시 급랭?
- 21-11-19
바이든, 中 인권탄압 문제로 보이콧 고려
정상회담 1주도 지나지 않아 中 강력반발 초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diplomatic boycott)을 고려하면서 이것이 미칠 파장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CNN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가지는 동계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단행할 수 있다는 보도는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한 지정학적 갈등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외교적 보이콧'은 선수단은 파견하되 공식 사절단은 보내지 않는 것이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이나 내각 인사는 모두 참석하지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미국이 베이징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우리가 고려하는 게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말까지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올림픽에서 선수단을 포함한 모든 인원을 참여시키지 않는 '전면 보이콧' 사례는 있었지만 선수단은 보내면서 공식 사절단만 보내지 않는 경우는 유례를 찾기 힘들다. 냉전시기였던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과 1984년 LA올림픽에서 미국과 소련은 모두 '전면 보이콧'을 단행하며 올림픽에 참석하지 않았다.
미국이 '전면 보이콧'이 아닌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는 이유는 전자를 단행했을 때 효과가 없었던 냉전시대의 경험이 크게 작용한 것처럼 보인다.
맥길대학교 인권법률당원주의센터 공동소장이자 국제인권변호사인 프레데릭 메그레트는 뉴욕타임스(NYT)에 "1980년대 올림픽 '전면 보이콧'은 사실상 소련의 프로파간다(선전) 승리로 마무리됐다"며 "당시 분위기는 보이콧이 미국 선수들에 대한 처벌로만 인식됐고 소련에는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미국 선수들은 보이콧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
케이트 하트만 올림픽 위원회 대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올림픽 보이콧은 선수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우리는 중국과 미국이 인권과 관련된 문제에 있어 보이콧이 아닌 직접 해결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이 여러가지 부담에도 '외교적 보이콧'을 고려하는 이유는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 지역 인권 탄압으로 인해 국내외의 압박이 거세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인권 단체들은 올 초부터 신장, 티베트, 홍콩 등에서 중국 정부가 인권 탄압을 하고 있다며 IOC를 상대로 베이징 올림픽의 개최지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압박해왔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중국 정부가 자행하는 인권 침해 문제를 심각히 우려하고 있다"며 "아직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고려할 부분들이 많지만 대통령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들은 로이터에 '외교적 보이콧'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외교적 보이콧'을 단행하게 되면 중국과의 관계는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중국은 올 초부터 미국의 보이콧에 발언에 대해 줄곧 강력하게 반발해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개발도상국으로 부상을 예고한 중국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글로벌 강국으로의 도래를 알리는 발판으로 삼으려고 한다.
미국 내에서 보이콧 이야기가 나온 지난 4월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소위 신장에 존재하는 '집단학살'(제노사이드) 주장은 철두철미한 세기의 거짓말"이라며 "만약 미국이 진실을 무시하고 의도적으로 거짓말로 중국을 공격한다면 반드시 실패할 것이다. 중국뿐 아니라 미국의 신용과 이익도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스포츠를 정치화하는 것은 올림픽 정신에도 위배되고 각국의 운동선수와 올림픽 사업에도 피해를 준다"며 "미국을 올림픽 조직위를 포함해 국제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도 지난 5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이슈화하려는 미국의 자아도취'라는 사설을 통해 미국이 외교 보이콧을 한다고해도 올림픽은 성공할 것이며 미국이 과거에 비해 영향력이 얼마나 축소됐는지 알고 싶으면 해보라고 으름장을 놨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이 가상 정상회담에서 갈등이 충돌로 이어지지 않게하겠다고 말한지 1주일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외교적 보이콧' 조치는 향후 양국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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