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래 최고 인플레가 中에 반가운 소식?…대중 관세 인하 가능성

워싱턴 정가가 30년래 최고 인플레이션에 대처하는 방법

 

미국 소비자 물가가 31년 만에 가장 가파르게 오르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행정부가 물가상승 추세를 낮추기 위한 방법을 찾기에 분주하다.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낮추는 것부터 반도체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련 기업들을 압박하는 등 거의 모든 수단을 강구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올해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서 벗어나 강하게 반등하며 함께 치솟은 물가를 당장 떨어뜨리기 위한 선택안은 거의 없다고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한다.

AFP통신은 15일(현지시간) '워싱턴 정가가 역대급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과 싸우는 방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정부가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들을 살펴봤다. 

◇ 대중 관세 인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은 2018년 기준 3700억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이 불공정 무역관행을 일삼았다는 이유였다. 그리고 정권 교체에 성공한 바이든 현 행정부는 대중 관세를 대부분 유지하면서도 대중 무역전략을 재검토할 것이라며 협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AFP에 따르면 일부 미국 기업들의 경우 비용 급등으로 인해 일부 중국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 압박을 낮추기 위해 대중 관세를 더 완화할 수 있다고 AFP는 예상했다. 재닛 옐런 재무 장관은 14일 CBS방송과 인터뷰에서 관세정책 변화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피하면서도 "변화를 줄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관세가 국내 물가를 올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관세 인하가 일부 제품의 비용을 낮추는 데에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원하는 만큼 인플레이션에 치명타를 입힐 정도는 아닐 것이라고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기업투자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예상했다. 

◇ 공급망 정체 해소

관세가 인하되도 미국 항만의 정체가 풀리지 않을 수 있다. AFP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조지아주 서배너 항구 인근 해안에는 화물 하적이 지연된 컨테이너선들이 수 개월 동안 즐비해, 연말 연휴 쇼핑 시즌을 앞두고 공급 부족 우려를 키웠다. 

바이든 행정부는 공급망 정체를 풀기 위해 LA항만을 24시간 운영하는 조치를 취했고 대형 유통체인 월마트와 물류업체 페덱스, UPS 등 기업들이 원활한 물류를 위해 운영시간을 연장할 것을 요청했다. 

백악관은 15일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1조2000억달러의 인프라(사회기반시설) 지출안 덕분에 항만시설의 현대화가 이뤄지며 장기적으로 공급망 정체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앤드류 헌터 미국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백악관이 기대하는 인프라 지출안 효과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헌터 이코노미스트는 바이든 행정부의 인프라 지출안들이 "지금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에 어떠한 효과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적 재정확충이 수요를 끌어 올리면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더 오를 수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 반도체 생산 촉구

미국 제조공장들은 최근 몇 개월 사이 반도체 공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자동차 업계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신차 생산이 줄면서 대안으로 중고차 가격이 급등하며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렸고, 렌터카 업체들이 대규모 차량 업그레이드에 나선 점도 인플레를 자극했다고 AFP는 설명했다. 

올초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 업계의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압박했다. 지난 9월에는 반도체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유럽연합(EU)과 공조에 나서기도 했다고 AFP는 저했다. 

◇ 연준 압박

하지만 한 국가의 인플레이션을 책임지는 기관은 대부분 중앙은행으로 미국 역시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독립적 기구로 물가안정의 책무를 진다. 하지만 연준은 당장 인플레를 낮추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릴 만큼 경제가 코로나19 침체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연준 위원들은 채권매입을 줄이는 테이퍼링을 완료할 예정인 내년 여름 이전에 금리를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브라이언 웰스파고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이 최소 부분적으로 공급망 정체 때문이라면 연준이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적다"며 "컴퓨터칩을 더 많이 만들어 내는 것은 연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연준을 이끄는 의장과 이사들은 백악관이 임명하지만 통화정책 결정은 독립적으로 이뤄진다. 다시 말해서,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통화정책을 바꾸고 싶어도 정책을 결정하는 주체는 바이든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AFP는 설명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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