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칼럼-최인근 목사] 감사는 인격입니다

최인근 목사(시애틀 빌립보장로교회 담임)


감사는 인격입니다


인면수심(人面獸心)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人(사람 인) 面(낯 면) 獸(짐승 수) 心(마음 심)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사자성어로 ‘성질이 잔인하고 흉악한 짐승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한서 흉노전(匈奴傳)에는 한대(漢代) 흉노들의 활동 상황 등이 기록돼 있습니다. 흉노족은 서한(西漢)시대 중국의 북방에 살았던 유목 민족이었습니다. 당시 한나라는 흉노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으로 안정되어 있었으며 경제적으로도 풍부해 흉노족들은 자주 한나라를 침입하였습니다. 흉노족의 수십만 기마병은 해마다 한나라의 북방 국경을 넘어 들어와 농가를 기습해 가축을 약탈하고 무고한 백성들을 죽이고 납치하였습니다. 기원전 133년 한 무제(武帝)는 흉노 정벌에 나서 수년 동안의 전투를 겪으며 그들의 침공을 막아냈습니다.

동한(東漢)시대의 역사가인 반고(班固)는 자신의 역사서에서 흉노족의 잔악함을 묘사하여 “오랑캐들은 매우 탐욕스럽게 사람과 재물을 약탈하는데 그들의 얼굴은 비록 사람 같으나 성질은 흉악하여 마치 짐승 같다(人面獸心)”라고 기록했씁니다. ‘人面獸心(man in face but brute in mind)’이란 본시 한족들이 흉노를 멸시하여 쓰던 말이었으나 후에는 성질이 잔인하고 흉악한 짐승 같은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 세상은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부모도 없고 스승도 없고 진정한 우정과 사랑도 없는,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위해 살아가는 그런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러한 인생들이 눈에도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생각할 리가 없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없어도 잘 먹고 잘 살고 부족함이 없으니 더더욱 하나님을 찾지 않게 된 것입니다. 실제로 코로나로 인해 대면예배를 오랫동안 드리지 못하게 되자 하나 둘씩 교인들은 떨어져 나가고 신앙생활을 아예 그만 둔 교인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이 같은 때를 미리 예견이나 하신 듯 경고해 두셨습니다. “인자가 세상에 다시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보겠느냐?”(누가복음18:8)고 말입니다. 

11월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11월은 교회에서는 가장 귀한 추수감사절이 있는 달입니다. 교회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1년 중에서도 가장 큰 명절인 감사절을 지키는 긴 연휴가 계속 되는 감사의 계절입니다. 그런데 절기만 남았을 뿐 사람들의 가슴 속에 감사가 없습니다. 사람이 감사를 드릴 줄 모르게 되면 인면수심이라는 최악의 존재가 되고 맙니다. 감사는 곧 인격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인격자가 되지 못하면 결코 감사를 드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인격자란 지적능력과 정적능력과 의지적 능력을 겸비한 자를 말합니다. 부모와 하나님이 누구신지 모르기 때문에 감사를 드리지 못합니다. 무식에는 감동이 없습니다. 감동이 없으니 감사드리는 결단을 할 수 없는 것입니다. 

단 한 사람도 부모의 지극하신 사랑이 없이는 이 땅에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 낳으시고 기르시고 교육시켜 주셨는지를 모르니 감동이 없고 그런 감동이 없으니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드리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부모님께도 감사를 드리지 못하는데 어떻게 보이지 않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릴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시편 기자는 탄식하였습니다. “존귀에 처하나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시49:20)고 말입니다. 

하나님도 없고 부모님도 없는 사람이 제 스스로 존귀에 처할 수는 결코 없는 것임을 시인은 이렇게 노래하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 제대로 된 인격자인 것입니다. 

감사로 제대로 된 인격조차 갖추지 못한 사람이 부모가 되고 지도자가 되니 가정이 파괴되고 나라와 민족이 수난을 당하게 되는 것입니다. 생명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낳고 키워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리는 제대로 된 인격자가 되어야 하겠습니다. 감사는 인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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