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증 1500명도 감당?…"밑 빠진 독에 물 붓기, 더 늘 것"
- 21-11-12
당국 "위드코로나에 위중증 증가는 불가피…의료 여력 있어"
전문가들 "중환자 이송 어려워…부스터샷·적극 치료 필요"
한국형 위드코로나인 단계적 일상회복이 이번달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확진자 발생뿐 아니라 위중증 환자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당장 수도권은 중환자 병상이 70%까지 차 있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준-중환자 병상까지 포함하면 1500병상 정도 이용이 가능해 여력이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지금의 위중증 환자 발생은 위드코로나 이전부터 누적되어온 확진자 발생에 따른 것이고, 위드코로나로 인한 후폭풍은 아직 시작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병상 확보뿐 아니라 근본 원인이 되는 확진자 발생을 줄이는데 더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드코로나 직전 감소세로 전환됐던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은 1일 위드코로나가 시작되자 확산세로 전환됐다. 지난 11일 0시 기준 확진자는 2520명(국내발생 2494명)으로 주초반 주말효과를 보이는 것을 제외하면 2500명대 안팎의 확진자 규모를 보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위중증 환자 발생과 사망자 수다. 위드코로나 전 300명대 초중반을 유지하던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위드코로나 이후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11일 0시 기준 위중중 환자는 473명으로 전날 460명 최다 기록을 하루만에 경신했다. 6일 연속 400명대를 보이는 상황이기도 하다.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은 10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1125병상 중 469병상(41.7%)이 가용하다. 그러나 확진자 발생의 다수를 차지하는 수도권으로 한정하면 수도권의 가용병상은 전체 687병상 중 186병상(27.1%)만 남아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위드코로나 도입 당시 논의했던 '비상계획'을 꺼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지만 방역당국은 "벌써부터 논의할 상황은 아니다"고 일축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11일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가 계속 소폭 증가하는 양상이 반복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불가피한 증가"라며 "이정도 추이는 현재 의료체계에서 충분히 감당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전국 중환자 병상 1125병상과 준-중환자 병상 425병상을 합하면 1500병상 정도까지는 대응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당시처럼 환자를 춘천에서 강릉으로, 다시 서울로 왔다갔다 하겠다는 건가. 중환자 이송은 일반 환자 이송보다 더 힘들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병상을 확보했다고 하지만 볼 인력이 없는 게 문제"라며 "지금의 중환자 발생은 위드코로나 이전부터 쌓인 중환자가 몰려오는 것이다. 앞으로 확진자는 더 올라갈 것이고 중환자는 더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위드코로나로의 전환은 어쩔 수 없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결국 확진자 증가인 만큼 위드코로나 시행 하에서의 최대한 확진자 발생과 중환자 발생을 줄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교수는 "(병상을 늘린다고 한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고령층 확진자가 나오는 만큼 중환자·사망자가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처럼 백신이 남아돌고, 시스템도 있는 상황에서 추가접종(부스터샷)을 빨리 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중환자가 늘어난 것에는 재택치료 확대도 원인으로 의심된다"며 "생활치료센터·감염병전담병원은 여유가 있는 만큼 고령층은 무조건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 적극적으로 치료제를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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