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폭등 우려에 美 국채 '투매'…30년물 입찰 부진

2년물 수익률 팬데믹 이후 최대폭 상승

 

미국 국채가 강력한 매도세에 휩싸였다. 지난달 소비자가격이 치솟으면서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물가 안정을 위해 조기 긴축에 나설 우려가 커진 탓이다.

11일(현지시간) 2년 만기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은 7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p) 뛰어 0.5%를 기록했다. 금리 전망에 가장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2020년 3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뛰었다.

5년물 수익률은 11bp 급등한 1.19%, 10년물은 10bp 뛴 1.55%로 체결됐다. 기준물인 10년물의 경우 수익률이 장중 1.592%까지 치솟아 2월 25일 이후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장기물의 입찰이 부진하면서 30년물 수익률도 10bp 뛰어 1.92%로 치솟았다. 이날 재무부가 실시한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250억달러(약30조원)어치가 수익률 1.940%에 낙찰됐다. 낙찰 수익률은 입찰 직전 1.888%를 대폭 웃돌는데, 이는 예상보다 응찰 수요가 부진했다는 의미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설명했다.

채권은 수익률이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수익률이 치솟았다는 것은 강력한 투매에 가격이 그만큼 급락했다는 의미다. 전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깊고 큰 미국 국채에 매도세가 휘몰아친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이다. 인플레이션은 국채의 구매력을 갉아 먹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그만큼 위험을 상쇄할 수당(수익률)을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이날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2%를 기록해 거의 30년 만에 최고로 나왔다. 예상(+5.8%)도 크게 상회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기대 인플레이션 측정 지표 중 하나인 5년 만기 브레이크이븐 인플레이션 레이트(BEI: breakeven inflation rate)는 3%를 기록해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인플레 압박에 결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백기투항하며 금리를 예상보다 일찍 인상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연준이 기다릴 여유가 없다고 본다고 브라운고문의 톰 그래프 채권본부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지금과 같은 속도로 계속된다면 연준은 채권매입 축소(테이퍼링)를 계획보다 더 빨리 진행해 올겨울 마무리해야 하는 압박을 받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래프 본부장은 "일종의 대응이 필요할 만큼 압박이 매우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 정책의 시장 기대를 보여주는 유로달러선물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6월 금리인상 확률을 75%로 잡고 있다. 또, 내년 말이면 금리가 최소 2차례, 0.5%p 오를 가능성이 유로달러선물에 반영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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