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달리는 '열차 영화관' 사업 해외 진출 시동

KTX시네마, 홍콩 태형그룹 주도로 해외 서비스 진출 나서

김종찬 태형그룹 대표 "내년 한중 문화교류 30주년은 특별한 기회"

 

고속열차 안에서 최신 개봉영화를 상영하는 'KTX시네마', 한때 '세계 최초 달리는 열차영화관'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을 받았던 KTX시네마‘가 국내 서비스를 종료한 지 7년 여 만에 홍콩 태형그룹의 사업 주도로 해외 서비스 진출에 나선다.  

홍콩 태형그룹은 9일 홍콩 고속열차 역에서 중국 베이징 상하이를 오가는 열차 내 영화관을 설치해 3만8000km의 철로 위를 달리며 개봉영화 상영 서비스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코레일의 영화상영 거리였던 350km에 비하면 100배가 넘는 매출이 예상되는 해외진출 시장인 셈이다.    

홍콩 구룡반도 하버씨티에 본사를 둔 태형그룹 김종찬 대표는 이번 중국 서비스 진출 계획에 앞서 지난 9월 30일 코레일로부터 해외진출에 관한 공동특허 열차영화 사업 전용실시권 동의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한중 정상이 2021년 1월 27일, 중국 국가 정책인 일대일로 한중문화교류 30주년을 선포한 이후라 관심이 쏠린다.

김종찬 대표는 지난 2007년부터 2014년 말 까지 ㈜씨네우드엔터테인먼트(이하 씨네우드)의 대표로 있으면서 코레일과 국내 열차 내 영화상영 장치를 설치해 획기적인 영화상영 열차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특히 김 대표는 당시 영화, 문화계는 물론 수송 수단이 전부였던 열차 문화에 획기전 반전을 이뤘던 인물로 삼성그룹 등이 포함돼 있던 국가브랜드 기업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2006년 코레일과 씨네우드는 KTX시네마(열차개봉관사업)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이듬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KTX시네마 사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약 10개국에 특허 출원·등록한 기술을 기반으로 추진된 대규모 사업이었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막강했다. MB(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는 당시 씨네우드를 한국을 대표하는 국가브랜드로 선정해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공동사업자인 코레일 역시 KTX시네마를 '새로운 문화상품'으로 내세우며 대대적인 홍보 작업을 펼쳤다.

이는 일단 '달리는 열차영화관'을 국내 성공사례로 만들어 해외 수출을 통해 국가 이익을 증대하는 동시에, 국산 영화와 국내 배우들을 자연스럽게 외국인들에게 소개해 한류열풍을 더욱 효과적으로 확산시키겠다는 의중이었다.

하지만 코레일은 사업이 문을 연지 불과 7년 만인 2014년 12월 KTX시네마 서비스를 잠정 중단했다. 서비스 종료 사유는 신기술로 열차 속도가 빨라지면서 상대적으로 영화상영이 끝나기 전에 목적지에 도착하다 보니 발생한 실적 저조가 그 원인이 되었다. 보다 긴 거리의 열차 상영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코레일은 씨네우드와 해당 사업을 공동 추진하면서 25억원 가량의 예산을 공식적으로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열차 총 45량에 설치된 프로젝터, 스크린 등 장비 유지·관리·보수비용과 홍보·마케팅 비용 등을 더하면 투자액이 약 70여 억 원에 이른다는 게 KTX시네마 핵심 관계자의 전언이다. 수익도 2012년까지는 흑자를 봤다는 후문이다.

KTX시네마는 탄탄한 기술력과 지원을 바탕으로 한 신성장동력으로 떠올랐었다. 세계 각국이 인정한 특허 기술, 정부의 지원, 공공기관 코레일의 전폭적인 지지, 적지 않은 비용 투자, 그리고 나쁘지 않았던 수익성, 하지만 짧은 영화상영 거리는 흥행을 오래 이끌지 못했다.

일부 대형 영화 배급사가 잠식한 우리 영화업계에서 KTX 시네마는 '돈키호테' 같은 존재였다. 배급사의 이해관계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일반 영화관과는 달리, 열차 한 량 전체를 영화관으로 사용하는 독립적인 영화사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영향력도 막강했다는 후문이다. KTX시네마에 걸린 영화는 코레일이 운영하는 거의 모든 역사에 포스터를 붙였고, 전국 각지의 KTX 이용객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자연스럽게 전국적인 홍보 효과를 누렸다. 씨네우드가 전체 영화업계에서 '할 말은 할 수 있는 회사'로 각인된 이유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러닝타임' 문제가 발생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영화 러닝타임은 110분 내외에 그쳤지만, 최근 개봉작은 대부분 상영시간 120분을 상회한다. KTX시네마에서 상영 가능한 영화 러닝타임은 100~110분 내외, 120분을 넘기는 영화는 열차 시간문제로 상영이 불가했었다.

때문에 KTX시네마 측은 많은 사람들이 찾을 것으로 보이는 영화의 경우에는 러닝타임 120분을 초과하더라도 일부 장면을 편집해 스크린에 올리려고 시도했다. 그런데 이를 대형 영화 배급사 쪽에서 발목을 잡았다는 전언이다. 원작자의 의도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TX시네마 이용객 수는 2011년 74만1040명을 기록한 이후, 2012년 62만8003명, 2013년 47만4070명, 2014년 45만399명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홍콩 태형그룹의 김종찬 대표가 세계 최장의 열차 레일을 보유한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결정적인 이유다. 마침 2022년엔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는다. 지난 1월26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화 통화를 통해 올해와 내년을 '한중 문화교류의 해'로 선포하고 한중 문화교류의 해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풍성한 성과를 거두길 기원했다. 이같은 한중 문화 교류 30주년이 태형그룹에겐 특별한 기회가 될 것으로 김 대표는 기대한다.   

김 대표는 KTX 시네마의 영화 상영 러닝타임의 문제점을 일시에 제거하고 중국 대륙에서 열차영화 상영 서비스에 성공한 뒤, 미국 진출은 물론 다시 우리나라 시장으로 돌아와 국내에서도 새로운 차별화된 영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 포부를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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