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 열풍]이젠 대통령까지?…'그분 목소리' SNS에 전세계가 홀렸다
- 21-02-16
문자→사진→ 영상… 이젠 '목소리' 시대 "오디오 SNS 떴다"
일론 머스크,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클럽하우스' 초청
빌 게이츠와 일론 머스크, 김봉진과 이승건, 박영선과 금태섭, 태연과 쌈디. 이름만으로도 존재감을 보이는 국내외 유명인사가 오디오 기반 소셜미디어앱 '클럽 하우스'로 몰려들고 있다.
16일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엔 "설연휴 때 클럽하우스에서 ○○○과 대화를 나눴다"는 게시글이 줄을 이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클럽하우스에 접속했는데, 배달의민족 대표 이야기를 1500명이 듣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설 연휴 첫날인 지난 11일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디자이너에게 좋은 회사'라는 주제로 약 1시간30분 동안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박영선 vs 정청래 토론이 있다기에 클럽하우스 가입했다. 앞으로 총선, 대선 후보 검증은 클럽하우스에서?"라고 글을 남겼다. 설 연휴 둘째 날인 12일엔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경선 후보가 '박영선과 정청래의 빵터지는 수다' 제목의 대화방을 개설해 약 330명의 이용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유지된 비대면 설연휴 동안 클럽하우스에 유명 셀럽들의 참여가 이어지며 일명 '클하' 신드롬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 출시 1년된 '목소리방' 전 세계인 홀렸다
셀럽이 셀럽을 초대하고, 그 셀럽은 또 다른 셀럽을 초대한다. 셀럽들의 공간에서, 그들의 대화를 엿듣기 위해 전 세계 이용자가 몰린다. 클럽하우스에 나타나는 '셀럽 효과'다.
클럽하우스는 2020년 3월 미국의 개발사인 알파 익스플로레이션(Alpha Exploration Co)이 내놓은 SNS다. 텍스트·사진·영상 없이 오직 '음성'으로만 대화를 이어간다는 점, 또 기존 이용자로부터 초대장을 받아야만 가입할 수 있는 '폐쇄형' SNS라는 점이 특징이다.
폐쇄적인 성격 탓에 출시 초기 미국 실리콘밸리 내 스타트업 창업자, 벤처 투자자들이 알음알음으로 업계 소식을 공유하는 용도로 사용됐지만 올해 초부터 사용자가 급증했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가 클럽하우스 대화방에서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인 로빈후드의 블라디미르 테베브 CEO와 공매도를 놓고 설전을 벌이면서다.
언론이 아닌 소셜미디어에서 일론 머스크의 실시간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당시 대화방에는 전 세계 수많은 이용자가 몰리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해외에서 시작된 클럽하우스 신드롬은 국내까지 영향을 끼쳤다. '배달의민족'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을 시작으로, '토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박영선 전 중소기업벤처부 장관, 가수 태연과 쌈디 등 유명인사들도 너나 할 것 없이 클럽하우스에 발을 들였다.
이같은 '셀럽 효과'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1만명 수준이던 이용자는 올해 1월 200만명을 돌파, 이달 기준 60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 이용자 24억명, 인스타그램 10명에 비하면 '새발의 피'지만 성장세는 매섭다. 최근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VC) 앤드리슨 호로위츠가 투자에 참여하는 등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유니콘 SNS'가 됐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 이용화면 (애플 앱스토어 갈무리) © 뉴스1 |
◇문자 → 사진 → 영상… 이젠 '목소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장악한 SNS 시장에서 '신예' 클럽하우스가 급부상한 데는 '오디오'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이 갖는 함의도 크게 작용했다. 문자보다 음성은 '더 인간적인' 소통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클럽하우스의 '음성' 기반의 소통 방식은 셀럽과 이들을 따르는 이용자들에게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다. 셀럽이 일방적으로 콘텐츠를 게시하는 다른 SNS보다 음성은 소통의 '쌍방향성'을 강화한다.
소통의 '동시성'도 주목된다. 대표적인 SNS인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는 각각 '문자', '사진', '영상'을 기반의 플랫폼이다. 물론 이들 또한 셀럽과 이용자 간의 소통이 가능하지만 '시간'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 셀럽들이 올린 게시물에 이용자가 댓글을 다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클럽하우스는 다르다. 클럽하우스는 사실상 셀럽과 이용자간의 '전화통화'에 가깝다. 이용자가 부르면 셀럽이 대답하는 '즉각적인' 쌍방향 소통이 가능하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는 "클럽하우스에 들어갔는데 이거 라디오 전화연결 같다", "유명인이랑 베프(베스트 프렌즈)되는 느낌", "셀럽과 소통 장벽을 부숴버린 앱"이라는 후기를 남겼다.
인도 스타트업 전문매체 유어스토리는 "2000년이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텍스트 기반의 소셜미디어 시대였다면 2010년에는 인스타그램, 틱톡 같은 비주얼·비디오 소셜미디어 시대였다"며 "이제는 음성 기반의 소셜 네트워크 시대가 열렸다"고 분석했다.
◇ 일론 머스크,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공개 초청
셀럽들의 '클럽하우스 나들이'는 앞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지난 14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클럽하우스에서 저와의 대화에 참여하고 싶은가요?"라는 글을 남겼다. 푸틴 대통령이 머스크의 초대에 응답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상태다.
평소 활발한 SNS 활동으로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친근한 이미지를 구축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최근 클럽하우스 계정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대화방을 개설하는 직접적인 행보에 나서지 않았지만, 업계는 정회장의 '등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오는 4월 치러질 서울시 보궐선거에 나서는 예비 후보들 사이에서도 클럽하우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12일 박영선 민주당 예비후보를 시작으로, 조정훈 시대전환 후보, 금태섭 무소속 후보도 대화방을 만들고 시민들과의 소통에 나섰다. 김진애 열린민주당 후보, 나경원 국민의당 후보도 시일 내 클럽하우스 방송을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클럽하우스가 앱스토어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애플폰 이용자만 사용가능하지만, 추후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된다면 클럽하우스의 파급력은 상당할 것이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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