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민주 텃밭' 버지니아 패배로 타격…내년 중간선거 가시밭길
- 21-11-03
내년 중간선거 '비상'…인프라·사회복지 법안 동력 잃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치 시험대로 주목받아온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의 승리가 공화당으로 돌아갔다.
선거 결과도 결과지만, 박빙을 예상하던 버지니아 선거에서 민주당이 개표 초반부터 줄곧 뒤지고, 승리를 자신하던 뉴저지에서도 박빙을 달리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남은 임기에 가시밭길이 펼쳐졌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으로선 버지니아를 수성한 뒤 인프라·사회복지 법안을 밀어붙이려던 전략에 '빨간불'이 켜졌음은 물론,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당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
◇개표 초반부터 밀린 버지니아…공화 50.7%로 승리 확실시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으로 3일 오전 2시29분(한국시간 오후 3시29분) 기준 개표가 거의(98% 이상) 진행된 가운데, 글렌 영킨 공화당 후보(사진)가 50.7%(167만7276표) 득표, 민주당 테리 매콜리프 전 지사(48.6%, 161만20표)를 누르고 승리할 것이 확실시 됐다.
버지니아는 지난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무려 10%포인트(p)차로 누른 지역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처참한 성적이다.
공화당이 버지니아를 탈환한 건 2009년 이후 11년 만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은 부유한 투자은행가 출신인 영킨(54) 후보를 향해 '트럼프 아바타'라는 공세를 폈지만 소용없었다. 오히려 "버지니아에서 이제 좌파와 진보 의제를 던지고 연방을 되찾아야 한다"는 영킨 후보의 호소가 힘을 얻게 됐다.
민주당이 승리를 자신했던 뉴저지도 공화당 잭 시아타렐리 후보 득표율이 49.66%, 민주당 필립 머피 후보 49.59%로 박빙 속 공화당이 소폭 우위를 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 미 동부시간 오전 2시42분 기준)
◇바이든 남은 임기 '가시밭길' 예고
이날 BBC는 "민주당이 올해 가장 중요한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가 내려가는 소용돌이를 타게 됐다"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워싱턴DC와 인접한 버지니아를 두 번이나 직접 방문하며 매콜리프 전 지사의 선거 운동을 적극 도왔다.
이번 선거 패배로 바이든 대통령의 임기 중 우선 과제인 3조달러(약 3500조원) 규모 인프라·사회복지 메가법안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승리를 통해 현재 의회 내분으로 교착상태인 법안 추진 동력을 얻으려 했지만 실패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은 이미 지난달 중순 기준 42%까지 떨어진 상태다.
BBC는 "이번 선거는 사실 지난 대선의 유령이라기보단 현 대통령에 대한 평가였다"면서 "인플레이션과 유가 상승,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 버지니아에 대한 바이든의 예측은 아프가니스탄 낙관만큼이나 과도하게 빗나갔다"고 일갈했다.
◇중간선거 앞둔 민주당, '출구 전략' 찾나
버지니아 선거는 내년 중간선거의 향방을 가늠할 풍향계로 주목받아온 만큼, 민주당으로선 비상이 걸렸다.
민주당은 인프라·사회복지 법안으로 '경제' 분야 업적을 선전, 내년 중간선거를 준비하려 했지만 새 전략 모색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이제 민주당이 '출구 전략'을 서둘러 찾을 것이란 말도 나온다. 이미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상·하원 의원들이 중간선거에서 피를 보느니, 물러나 바이든을 버리고 출구를 찾아가야 한다"는 조언까지 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이 경우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가장 중요한 순간에 손이 묶여 사실상 '레임덕'에 직면하게 된다. 그렇게 되기 전에 당이 빨리 버지니아 패배를 수습하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물론, 버지니아주지사 선거에서 대통령의 정당은 거의 항상 고배를 마셨다는 점에서 여러 가능성은 열려있다. 최근 50년 사이 대통령의 정당이 버지니아를 지켜낸 경우는 매콜리프 전 지사가 당선한 2013년 선거가 유일했다.
매콜리프 전 지사가 개인적으로도 영킨 후보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계만 부각한 채 정치 공세에 집중하면서, 미래 비전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있다.
오히려 '학교가 흑인 아이들에겐 자기 연민을, 백인 아이들에겐 자기 혐오를 가르친다'고 주장했던 영킨 후보의 당선으로, 어린이와 인종차별주의를 접목한 이런 종류의 선동이 공화당의 내년 중간선거 전략이 될 수 있다고 BBC는 전망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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