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영국 3대 정보기관과 클라우드 계약 체결

FT 추산 10년간 최대 1조6000억 규모

 

미국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영국 정보기관 3곳과 계약을 체결해 첩보활동을 위한 정보분석과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제공한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존은 영국의 3대 정보기관인 정보통신본부(GCHQ), 보안부(M15), 비밀정보부(M16)에 최고 안보 클라우드시스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계약을 수주했다. 3대 정보기관 뿐 아니라 국방부와 같은 다른 정부 기관도 정보기관들과 합동작전시 아마존 클라우드를 사용하게 된다.

FT가 인용한 업계 전문가들 추산에 따르면 이번 계약건은 앞으로 10년 동안 5억~10억파운드(약 8000억~1조6000억원) 규모다. AWS는 미국 회사이지만 모든 영국 기관들의 데이터는 영국에서만 다뤄진다고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들이 FT에 말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플랫폼에 올라온 어떠한 정보에 대해서도 접근할 수 없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영국 정보기관들이 AWS와 계약을 맺은 것은 디지털 첩보활동 시대의 국가안보 핵심에 AI가 있기 때문이라고 FT는 GCHQ 수장인 제레미 플레밍의 발언을 인용해 설명했다.

FT에 따르면 국가최고 기밀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영국 정보기관들은 해외에서 더 쉽게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또, 몇 시간짜리 음성 녹음기록에서 특정 목소리를 따로 떼서 인식하는 특수기능도 이용할 수 있다. 덕분에 영국 정보기관들은 각 기관의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을 더 빨리 실행할 수 있다.

GCHQ 산하의 국가사이버안보센터 대표를 지냈던 시아란 마틴은 FT에 이번 계약으로 "그동안 수 주 혹은 수 개월이 걸렸던 데이터 분석을 몇 분 안에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틴은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막대한 데이터를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막대한 국가기밀을 다루는 데에 단 한 곳의 미국 기술기업인 아마존에 의존하는 것은 주권(sovereignty) 침해 우려를 촉발할 수 있다고 FT는 지적했다. 한 정보보안 전문가는 FT에 "주권 이슈는 중요하다"며 "역사적으로 안보기술은 항상 인하우스(in-house, 내부)에서 만들어져 관리됐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GCHQ 역시 처음에는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할 영국 클라우드업체를 찾았다. 하지만, AWS만큼 막대한 규모와 역량을 갖춘 국내기업은 없었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은 FT에 말했다. 마틴 전 국가사이버안보센터 대표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신뢰할만한 국가에 기반한다면 기관들이 위험을 관리할 방법이 있다"고 밝혔다.

또, 민간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하는 데에 있어 영국 정보기관들은 미국에 상당히 뒤처졌다고 FT는 지적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AWS와 6억달러 규모의 클라우드 서비스계약을 처음 체결한 것은 지난 2013년으로 거의 10년 전이다. 그리고 지난해 CIA는 AWS 뿐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오라클, IBM으로 구성된 콘소시엄과 새로운 계약을 맺었다. 그만큼 첩보활동의 격차가 벌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수장을 지냈던 마이크 로저스는 클라우드 서비스에 대애 "속도, 유연성을 제공했을 뿐 아니라 더 많은 데이터를 취합하도록 지원했다"며 "'건초더미에서 바늘 찾기'의 가능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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