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별세] '육사 동기' 노태우와 전두환…70년 인연
- 21-10-26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지병이 악화해 별세했다. 향년 89세.
노 전 대통령의 일생은 전두환 전 대통령과 떼어놓기 어렵다.
육군사관학교 생도 출신인 두 사람은 육사 11기 동기로 1952년부터 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육사 생도 시절 방을 같이 썼고,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이 쓴 '노태우 회고록'에서 자신의 결혼식 사회를 전 전 대통령이 봐주었다'고 썼다.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5·16 군사정변을 일으키자 노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과 함께 육사 생도 및 장교단의 '혁명 지지 시가행진'을 주도한다. 이 일을 계기로 두 사람은 박정희 정권과 가까워지며 '정치군인'의 길로 접어든다.
무엇보다 이들은 군부 내 사조직이자 군부의 정치 개입이라는 폐단의 근원 '하나회'를 앞장서서 결성했다. 전 전 대통령이 주도했고, 노 전 대통령 등 육사 11기가 중심이 됐다.
하나회는 이후 사실상 '박정희의 친위대'가 됐고, 노 전 대통령과 전 전 대통령은 박정희 정부에서 각각 대통령 경호실 행정차장보와 작전차장보를 지내기도 했다.
하나회는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전 대통령이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에게 암살당한 뒤 같은 해 군사 쿠데타인 12·12 군사반란(12·12 사태)을 주도하게 된다.
전 전 대통령은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10·26 사건의 합동수사본부장을 맡고 있었고, 이 지위를 이용해 사건 수사를 총괄하면서 영향력을 키워 갔다.
하나회 조직을 이용해 군부 요직을 차근차근 점령하던 전 전 대통령은 이후 12·12 사태를 주도했고, 당시 9사단장이던 노 전 대통령이 최전방 부대이던 9사단 예하 1개 연대 병력을 무단으로 동원해 군사반란에 가담시켰다. 이 일로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의 2인자'로 자리매김했다.
경상도 출신에 대통령 경호실 작전차장보와 국군보안사령부 사령관을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는 두 사람은 이후 대통령을 거쳐 법정에 서는 궤적도 똑같이 밟는다.
전 전 대통령이 12·12 군사반란을 통해 집권한 후 노 전 대통령은 민주정의당(민정당) 국회의원과 내무부장관을 거쳤다.
노 전 대통령은 1987년 6월 항쟁 이후 민정당 대선후보로서 6·29 선언을 발표해 대통령 직선제를 받아들였다. 이후 제13대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직선제 대선에서 김영삼 당시 통일민주당 후보와 김대중 평화민주당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전두환 정권의 5·18 민주화운동 폭력 진압 등으로 군부 정권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높았고, 6월 항쟁의 결과 16년 만에 직선제 대선이 치러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은 김영삼-김대중 두 야당 후보의 단일화 실패로 36.64%의 표를 얻어 '어부지리'로 당선된다.
김영삼 후보는 28.03%로 2위, 김대중 후보는 27.04%로 3위였다. 단일화에 성공했다면 노 전 대통령은 당선되지 못했을 결과다.
집권 이후 노 전 대통령은 전임 전두환 정권과는 다른 정치노선을 추구한다. 토지를 공공의 자산으로 간주하는 토지공개념을 도입하는 등 진보적인 색채의 정책을 도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자신이 군부 출신인 만큼 5공화국 시절의 군부 독재 문제를 완전히 청산하지는 못했다. 전 전 대통령을 설악산 백담사에 ‘유배’보내는 선에서 그쳤다.
두 사람은 결국 1995년 김영삼 전 대통령의 문민정부에서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폭력 진압의 주범으로 지목돼 함께 구속 기소됐다. 혐의는 반란수괴·내란수괴·내란목적살인·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이었다.
1995년 1심 법정에서 두 사람이 푸른 수의를 입고 손을 잡은 채 나란히 선 사진은 유명하다.
전 전 대통령이 오랜만에 다시 만난 노 전 대통령에게 "자네 구치소에서 계란프라이 주나?" 라고 했다던 일화도 알려져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징역 22년 6개월을 선고받았고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추징금 2628억원을 선고받았다.
전 전 대통령은 1심에서 사형선고를 받았다가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고, 대법원에서는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원 선고가 최종 확정됐다.
두 사람은 김영삼 정부 말기에 특별 사면됐다. 전 전 대통령과 달리 노 전 대통령은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은 추징금을 완납했다.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암 투병 생활을 시작한 이후 별다른 교류가 없던 두 사람은 2014년 전 전 대통령이 그를 병문안하며 다시 만났다.
병세가 위중했던 노 전 대통령은 전 전 대통령이 "나를 알아보겠는가"라고 묻자 눈을 깜빡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고 전해진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으로 70년에 걸친 두 사람의 인연도 마무리됐다. 전 전 대통령의 조문이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박3일 캠핑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일 토요산행
- <속보>아동성폭행 타코마 한인군인, 택시기사 살해혐의로도 기소돼
- 600명 ‘코리아 나이트’서 스트레스 확 날렸다(+영상,화보)
- K-SCAN 한인상공인 길잡이 역할 돋보인다
- [화보] 코리아나이트 신나고 재미있었다
- 벨뷰통합한국학교 전통혼례식 "참 멋있어요"(+영상,화보)
- “FWYSO 봄 연주회에 한인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UW동아시아도서관, 김봉준 작가 초청 행사
- [기고-샘 심] 제44선거구 워싱턴주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이유
- 오리건 한인, 어머니 숨지게 한 양로원에 1,000만달러 소송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서북미 좋은 시-이춘혜] 나그네 길에 길동무
- 샘 심 시애틀한인회 부회장도 워싱턴주 하원 출마한다
- 시애틀 영사관, 중소벤처기업 지원협의체 개최
- 한인2세들이 시애틀 영자신문 인수했다
- 미국프로축구 열린 시애틀 축구장서도 "Korea"
- 코리아나이트 행사 전‘코리안 푸드트럭’운영
- 시애틀영사관 청사 경비 및 청소용역 입찰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5일 토요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25일 토요산행
시애틀 뉴스
- 애드리언 디아즈 시애틀 경찰국장 잘렸다
- 시애틀지역 집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 워싱턴주 10대 소년 하이킹중 400피트 절벽 아래로 추락했는데 경미한 상처만
- 빌 게이츠 전처 멀린다, 여성 인권단체에 10억달러 기부
- 시애틀지역 정신질환자 자연환경서 치료한다
- 시애틀서 가족부양하기 전국 '탑5'
- 시애틀지역 주민들 여행 선호지가 바뀌고 있다
- 시애틀 유명 정치로비회사 파산 모면했다
- 미국 대선 앞두고 국가부채 '부각'…"10년물 국채금리 10%"
- 한국 유명베이커리 파리바게뜨, 린우드점 드디어 내일 오픈한다
- 이런 사람이 시의원이었다니…50대 전 바슬시의원, 20살 여자친구 살해
- 시애틀 여름축제 서막 '프리몬트 페어' 다음 달에
- “아번경찰관 총격은 정당방위 아니다”
뉴스포커스
- '尹 축하난' 거절 인증 릴레이 시끌…"난이 무슨 죄"
- 김정숙 여사, 文전용기 인도 순방때 '기내식 6292만원'
- '명품백' 최재영 11시간여 2차 조사…"김 여사, 대통령실·보훈처 직원 연결"
- SK 흘러간 '노태우 비자금'…국고환수 대신 노소영 몫, 왜?
- 이성윤, 김건희 7대의혹 '종합특검법' 발의…도움 준 공무원도 수사
- 정부 "오늘부터 '전공의 연속근무' 단축…복귀시 불이익 최소화"
- 최태원 1.4조 어디서 마련하나…'세기의 이혼'에 SK 지배구조 영향권 2
- 매일 '159명' 담배로 사망…'흡연천국' 대한민국의 슬픈 자화상 [
- 8월부터 '성범죄 전과자' 운전학원 강사 자격 취득 못한다
- 전세사기법 개정 '청신호'…피해자단체 "정부대안, 정상 작동땐 일부 수용"
- 급등한 집값 'MB 시절'로 되돌리면, 혼인건수 25% 증가한다
- '돈봉투 의혹' 송영길, 163일 만에 석방…"무죄 입증할 것"
- "길, 김호중과 1~3차 함께"…스크린 골프장→식당 이동 CCTV 포착
- "최태원, 노소영에 1조3808억 현금으로 지급해야"…역대 최고액
- '文 전 사위' 수사 중앙지검 이관?…전주지검 "바뀌는 거 없다" 일축
- 내년 대학 무전공 선발 총 3만 7935명…2만 8010명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