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별세] 인간 노태우가 걸어온 길
- 21-10-26
노태우 전 대통령이 26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긍·부정이 상존한다. 야당 총재를 국정 동반자로 인정하고 대통령 직선제를 수용하며 민주화의 초석을 놓았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군사 독재정권 후예에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처벌받은 점 등은 여전히 부정적인 평가를 낳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절 태어나 한국전쟁을 몸소 겪고 군사 반란에 가담한 후 정권의 2인자에서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 되기까지 그의 파란만장한 삶을 돌아본다.
노 전 대통령은 1932년 12월4일 현 대구 동구 신용동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면서기였던 노병수씨로 노 전 대통령이 7세 때 별세했다.
대구 공산초를 졸업하고 대구공업중학교에 입학했지만 중2 때 말라리아에 걸려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약 1년 후 경북중(현 경북고)에 편입해 학업을 마치고 우수한 성적으로 육군사관학교 11기로 입학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그의 동기생이며 생도 시절 같은 방을 쓰며 친분을 다진 것으로 알려졌다.
1955년 육사를 졸업하고 소위로 임관했고 1968년 육군대학을 졸업 후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다.
1974년 준장으로 진급해 공수특전여단장과 청와대 경호실 작전차장보 등을 역임했다.
1979년 '12·12 사태'에 가담했고, 이후 수도경비사령관에 임명됐다. 1980년 중장으로 진급해 국군보안사령관에 취임했고 1년 후 대장으로 진급·예편할 때까지 보안사령관을 지냈다.
전역 후 전두환 정부에서 외교담당 정무제2 장관, 체육부 장관, 내무부 장관, 서울올림픽대회 및 아시안게임 조직위원장을 역임했다.
1985년 제12대 국회의원선거에서 민주정의당 전국구의원으로 선출돼 당 대표위원에 임명됐다.
1987년 6월 민정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12월 당선됐다. 같은해 6월29일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여 '6·29 선언'을 발표, 6월 민주 항쟁 이후 직선제로 당선된 첫 대통령이 된다.
1990년 2월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3당 합당에 나서 민자당을 출범시켰다. 기존 4당 체제에서 양당체제로의 정계 개편이 이때 이뤄졌다.
대통령 퇴임 2년 후인 1995년 재임기간 비자금을 모은 것이 밝혀지며 구속기소됐다.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96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15대 대통령 선거 이틀 후인 같은해 12월20일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사면복권됐다. 사면이 이뤄지지 않은 추징금은 지속해서 분납해 선고 16년만인 2013년 9월 완납했다.
2002년 전립선암 수술을 받은 후 건강이 악화됐고 이후 외부활동을 하지 않았다.
지난 1989년 방한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영접을 받는 모습. (국가기록원 제공) 2014.8.14/뉴스1 |
김영삼의 민주당, 김종필의 공화당, 박태준의 민정당 3당이 합당키로 결정한 후 1990년 1월 22일 노태우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합당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당시 김영삼 민주당 총재, 노태우 대통령, 김종필 공화당 총재. (한국사진기자협회 보도사진연감) 2015.11.23/뉴스1 |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지난 2019년 8월23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재헌씨는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삼가 옷깃을 여미며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분들 영령의 명복을 빕니다. 진심으로 희생자와 유족분들께 사죄드리며 광주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가슴깊이 새기겠습니다'고 적었다.(국립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 제공) 2019.8.26/뉴스1 © News1 전원 기자 |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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