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함께 하는 서북미 좋은 시-이경자] 젖은 우주의 눈
- 21-02-15
이경자 시인(워싱턴주 기독문인협회 회장)
젖은 우주의 눈
오랫동안 성조기는 몸살을 했다
이제 새 지도자가 상처를 꿰매고
탈색된 기를 선명하게 채색하리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조등이 하늘에 켜져
우주의 눈동자 글썽이고
언덕에 클로버 무릎 꿇어 기도한다
하늘 밭에 회색 솜 이리저리 흩어져
태양이 솜을 걷고 따사로운 얼굴 내밀어
밤비에 젖은 잔디와
앙상한 가지에 달아놓은 구슬
빛으로 애무하여 반짝인다
설산에 눈 녹아 계곡에 흐르고
마른 가지에 새아기 잉태하면
잃어버린 일상 꽃수레 타고 오리라.
<해 설>
오늘의 시대가 아프다. 세상이 아프다. 사람들이 아프다. 사람들의 삶이 바르지 않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오늘의 이 나라 정치적 사회적 윤리적 오류와 팬데믹 비극을 진단하고 그 치유와 회복의 비전을 제시한다.
주목되는 것은 사람들의 역병으로 인한 희생에 우주 자연이 연민하고 사람들 대신 회개기도를 하여 하늘이 구원의 손길을 펴준다는 메시지이다.
여기서 클로버가 사람을 상징한다면 국민들의 회개기도만이 치유와 회복 그리고 신세계의 도래가 가능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 혼란한 현실세계는 사람들의 반성을 통하여 신의 도움으로 새로운 세계가 열릴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의 높은 시적 위의가 확인된다. 김영호 시인(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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