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우리 기술 '누리호' 12년 결실…'절반의 성공'
- 21-10-21
"우주독립의 꿈" 누리호 12년의 피·땀·눈물…'의미있는 실패'
199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형 발사체'의 꿈
위성모사체 분리까지 단분리 완수해 발사엔 성공…궤도 안착은 불발
순수 우리기술로 만들어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1.5톤짜리 위성 모사체를 지구 저궤도인 고도 700km에 올리는데 최종 실패했다.
숨막히는 '16분의 모든 과정'이 체인처럼 연결되어 정상적으로 작동, 위성모사체를 분리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마지막 단계인 모사체의 궤도 진입에 실패한 것이다. 발사는 한번에 성공했지만 궤도 안착이라는 임무는 불발돼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표한 대국민 메시지를 통해 "모사체 분리까지 차질없이 이뤄졌으나 더미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고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누리호, 단분리 완수하며 발사엔 성공…위성 궤도 안착은 실패
누리호는 이날 오후 5시 정각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장에서 발사되며 우주로 향한 첫 발을 내딛었다. 3단 발사체인 누리호는 탑재중량 1.5톤, 총길이 47.2m로 엔진, 연료 탱크, 조립 등 발사체 제작 전 과정이 국내 기술로 개발된 최초의 발사체다. 3번만에 발사에 성공한 2단 발사체 나로호의 경우 1단은 러시아가 개발하고 2단만 우리가 개발했었다.
당초 발사 시간은 4시였으나 발사대 하부 시스템과 밸브 점검에 시간이 추가 소요되어 예정 시간보다 1시간 늦어졌다. 여기에 고층풍의 세기가 발사 전 변수였으나 최종 발사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굉음을 뿜으며 이륙한 누리호는 발사 2분 7초에 1단 분리, 3분 53초에 페어링 분리, 4분 34초에 2단 분리, 16분 7초에 위성모사체 분리까지는 정상적으로 성공했다. 다만 마지막 단계인 모사체를 분리해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지는 못했다.
누리호는 2022년 5월 2차 발사가 진행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 부족했던 부분을 점검해 보완한다면 내년 5월에 있을 두 번째 발사에서는 반드시 완벽한 성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한국형 발사체의 꿈
누리호는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발사 운용 등 전 과정을 국내 기술로 진행했다는 점에서 '우주 독립'을 이끌 역사적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민간이 가세하는 한국의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이날 발사대에 오른 누리호는 11년 7개월간 개발 과정을 거쳤다. 한국형 발사체(KSLV-II) 누리호의 개발 사업이 착수된 건 지난 2010년 3월이다. 하지만 시작은 199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누리호는 90년대 과학 로켓 및 2013년 나로호 개발 경험을 자양분 삼아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한국 우주 발사체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한국형 발사체 개발은 1989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설립되면서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1990년 7월 개발이 시작된 1단형 고체 엔진이 적용된 과학로켓 'KSR-I'은 1993년 6월과 9월 두 차례 발사됐다. 이후 2단형 고체 과학로켓 'KSR-II'와 액체추진 과학로켓 'KSR-III'가 각각 1998년 6월, 2002년 11월 성공적으로 발사를 마치면서 한국은 액체 추진 로켓 기술 및 소형 위성 발사체 개발을 위한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
이후 2002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 개발이 진행됐다. 나로호는 러시아 기술 엔진으로 발사한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다. 나로호 프로젝트는 100kg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킬 수 있는 발사체 개발 및 독자 개발을 위한 기술과 경험을 확보하기 위해 마련됐다.
나로호는 두 차례 실패(1차: 2009년 8월, 2차: 2010년 6월) 끝에 지난 2013년 1월30일 3차 발사에서 100kg급 인공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정부는 발사체 시스템 설계 및 종합 기술, 발사체 발사 운용 기술, 위성 궤도 진입 기술을 확보했다. 나로호 제작 과정에서 30톤급 액체 엔진 구성품 및 시험 기술이 개발돼 누리호에 탑재된 75톤급 엔진 개발의 밑바탕이 됐다.
이 과정에서 국내 첫 우주발사체 발사 기지 '나로우주센터'도 구축됐다. 한국은 2009년 6월 나로우주센터 준공을 통해 세계에서 13번째로 독자 우주센터를 보유한 국가가 됐다.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
◇2010년 3월 개발 사업 착수…12년간 누리호의 여정
누리호(KSLV-II)는 나로호 1차 발사 실패 이후인 지난 2010년 3월 개발이 시작됐다. 이후 2011년 4월 한국형 발사체 사업단이 출범했으며, 같은 해 12월 제4회 국가우주위원회를 통해 한국형 발사체 개발 계획이 확정됐다. 2014년 1월에는 한국형 발사체 총 조립 기업으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됐다. 이후 2016년 6월 75톤급 액체엔진 75초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 2018년 3월에는 한국형 발사체 인증모델(QM) 완성 및 종합연소시험이 시작됐다.
'누리호'라는 이름은 같은 해 9월 결정됐다. '누리'는 세상이란 뜻의 순우리말로, 시민 공모를 통해 정해졌다. 해당 이름을 지은 대학생은 누리호가 우주까지 넓어진 새로운 세상을 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밝혔다. 누리호는 지난 8월 비행모델(FM) 최종 점검(WDR)을 완료하고, 발사 전날인 20일 전라남도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로 이송돼 설치 작업을 마쳤다.
누리호 개발 사업 기간은 2010년 3월부터 2022년 10월까지이며, 1조9572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1.5톤급 실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할 수 있는 발사체 개발 및 우주 발사체 기술 확보가 목표다.
대한민국 우주 발사체 개발 30년 역사 인포그래픽.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
2단 발사체였던 나로호는 1단을 러시아, 2단을 국내에서 개발했지만 3단 발사체인 누리호는 모든 발사체 구성품이 순수 국산 기술로 개발됐다. 또 나로호가 쏘아 올려진 제1발사대는 러시아로부터 기본 도면을 입수해 국산화 과정을 거친 반면 누리호가 장착된 제2발사대는 한국 독자 기술로 만들었다.
향후 누리호 발사에 성공할 경우 한국은 위성을 자력 발사할 수 있는 7개국 중 하나로 올라서게 된다. 현재 무게 1톤 이상 실용급 위성 발사가 가능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유럽(프랑스 등), 중국, 일본, 인도뿐이다. 300kg 이하 위성으로 날려도 이스라엘, 이란, 북한이 추가돼 현재 9개국만 자력 발사가 가능하다.
누리호 개발에는 300여개의 국내 기업들이 참여했다. (항우연 제공) © 뉴스1 |
특히 누리호는 민간 우주개발, 이른바 '뉴 스페이스 시대'를 한국에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누리호 개발에는 주요 30여개 기업을 중심으로 총 300여개 기업이 참여해 우주 개발 역량을 축적했다. 정부는 향후 기술 이전, 공공 수요 제공 등을 통해 우주 제조업부터 발사 서비스 산업 생태계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내년 5월 누리호 2차 발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후 2027년까지 차세대 소형위성 2호, 차세대 중형위성 3호, 열한 기의 초소형 군집위성 등 현재 개발 중인 인공위성들을 누리호에 실어 우주로 올려보낼 계획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시애틀 뉴스/핫이슈
한인 뉴스
- 한국 스타트업 미국진출 위해 중진공·시애틀총영사관 협력
- 시애틀시 ‘6월4일 한국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의 날’로 지정
- 6월 정부납품 세미나 이번 주말 열린다
- 시애틀 한인, 워싱턴주 EOC 커미셔너로 활동
- “시애틀 한인 여러분, 유언장이나 상속 문제는 이렇게”
- 한인 꿈나무들 학예경연대회로 그림ㆍ글 실력 맘껏 발휘(+영상,화보)
- 페더럴웨이 통합한국학교도 장날행사로 여름방학들어가(+화보)
- 벨뷰통합한국학교 풍성하고 즐거운 종업식(+영상,화보)
- 시애틀통합한국학교 신나는 장날행사로 방학 들어가(+화보)
- U&T파이낸셜, 워싱턴주 한인여성부동산협회 세미나 성황
- 워싱턴주음악협회 올해 정기연주회 젊고 밝고 맑았다(+영상,화보)
- FWYSO 2만4,600여달러 장학기금 모았다
- [신앙과 생활-김 준 장로] 김철훈 목사 소고(小考-4)
- KORAFF 한인입양가족재단 한국문화축제 연다
- 타코마한국학교, 특별한 한국어 여름학교 캠프 연다
- KWA대한부인회 평생교육원 봄학기 수료식
- UW 한인 이수인교수 삼성호암상 받았다
- [하이킹 정보] 시애틀산우회 1일 토요정기산행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시애틀산악회 2박3일 캠핑
- [하이킹 정보] 워싱턴주 대한산악회 1일 토요산행
- <속보>아동성폭행 타코마 한인군인, 택시기사 살해혐의로도 기소돼
시애틀 뉴스
- 워싱턴주 학생들 아직까지 FAFSA 결과 통보 못받아 전전긍긍
- 워싱턴주 오늘부터 범죄용의차량 추격 다시 가능해져
- 오늘, 내일 시애틀지역 바닷물 올해들어 가장 많이 빠진다
- 워싱턴 주민 "도살업자가 엉뚱하게 우리집 애완돼지 죽였다"
- 시애틀지역 평균 집값 100만 달러 돌파했다
- UW 순위 다소 밀렸지만 세계 명문대 맞다
- "시애틀지역에서 저렴한 탁아소 어디 없을까요"
- 시애틀 말썽꾸러기 ‘벨타운 헬캣’ 운전자에 거액벌금 요구
- 미국 항공사 요금반환법 제정엔 시애틀 고교 영향도 컸다
- 시애틀 역사풍물인 길거리 시계 ‘부활’한다
- 워싱턴주 경제 미국서 최고로 좋다
- MS, 스웨덴 AI·클라우드 인프라에 2년간 32억 달러 투자한다
- 긱하버 퍼레이드행사서 급발진해 5명 부상(+영상)
뉴스포커스
- '김정숙 순방 기내식' 6292만원 중 4125만원 '운송·보관료'
- 아브레우 액트지오 고문 "포항 석유·가스 유망…전 세계 주목"
- 서울대병원이 쏘아올린 '집단휴진', 동네 의원까지 확산할까
- '첫 파업' 삼성 노조, 연가 투쟁 참여율 낮아…생산 차질 없을 듯
- 도종환 "못 참겠다, 이게 공식 초청장…호화 기내식? 50명이 같은 도시락"
- '울산판 전청조' 남성 5명 동시 교제하며 수십억원 뜯어
- 이재명·조국, 2시간 비공개 회동…'22대 국회 협력 방안' 모색
- '현충일 욱일기' 부산 의사, 결국 내렸다…성난 민심 '신상 공개' 돌진
- 페이커 이상혁 "돈·명예 한시적…선한 영향력 고민하고 실천하겠다"
- 美도 놀란 '필름형' 조현병치료제…CMG제약 “이번엔 FDA 벽 넘는다”
- 서울대병원 17일부터 전면 휴진…응급 제외한 외래·수술 중단
- "맘에 들지 모르지만 핸드백 장만"…최재영 카톡 내용 공개
- 전공의 사직서 받는 정부…의대생 '휴학계'도 받을까
- 탈북자 단체, 북한에 '임영웅 노래' 보냈다…전단 20만 장 살포
- 김정숙 인도행 동행 고민정 "나도 그 기내식 먹었다, 엄청났다 기억 없어…"
- 한일 국민소득 '절반→역전'까지 18년…1인당 GDP도 추월 전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