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떼는 스타벅스, 황금빛 간판 어디로 사라졌나

리모델링 할 때마다 간판 바꾸며 브랜드 통일 '열중'

인사동·광화문·안국역·경복궁 한글간판은 유지

 

 "'스벅'(스타벅스) 매장마다 간판이 달라요. 우리 집 앞 매장은 구형 그대로인데…여긴 바꿔 달았네요."


서울 강서구 가양동에 사는 대학생 양모씨(26)는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을 지나다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서울지하철 9호선 가양역 앞에 있는 스타벅스 간판은 초록색 글씨로 영문 '스타벅스 커피'가 작성돼 있다. 이와 비교해 홍대입구에 있는 스타벅스들은 모두 흰색 글씨에 '스타벅스'만 단출하게 걸려있다.

양씨는 "새로 열린 매장은 '스타벅스'라고만 걸린 것을 많이 봤다. 오래된 매장은 선별적으로 간판을 교체한 것 같은데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긴 하다"면서 걸음을 옮겼다.

전국적으로 1500개 이상 매장을 보유한 스타벅스(스타벅스 커피 코리아)는 지난 2019년부터 간판에서 '커피'를 떼고 있다. 리모델링을 할 때마다 순차적으로 간판을 갈면서 60% 가량 교체를 완료한 상태다.

서울 강서구 가양동 스타벅스 매장 © 뉴스1 황덕현 기자

앞서 한류 붐이 일었을 때 걸려있던 '황금색 스타벅스' 간판의 중구 소공로점(구 조선호텔후문점)의 간판도 흰색 '스타벅스 커피'로 바뀌었다. 앞서 스타벅스는 "조선시대 소공주가 살았던 소공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금색 간판을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간판은 지난 2015년께 브랜드 통일감 등을 이유로 다른 매장과 유사한 간판으로 변경됐다.

스타벅스 측은 미국 스타벅스의 혁신에 발맞추며 간판에서 '커피'를 떼는 작업을 계속 해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인기매장이나 중심가 매장부터 간판을 바꿔 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스타벅스 측은 "리모델링이 다가오는 매장 순서대로 간판 교체 등 매장 개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13일 스타벅스코리아에 따르면 간판 교체는 지난 2018년 '커피를 파는 게 아니라 제3의 공간을 제공한다'는 경영방침을 밝히고 일선에서 물러난 하워드 슐츠 전 미국 스타벅스 회장의 유물이다. 커피의 품질과 맛은 기본, 공간이 주는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과정인 셈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전세계 어느 스타벅스를 찾더라도 안락함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글로벌 스타벅스와 의견 조율에 따라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스타벅스 측은 인사동, 광화문, 안국역, 경복궁역 등의 한글간판은 원형을 유지할 전망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한국 전통이 깃든 거리의 스타벅스 한글 간판 교체는 계획된 게 없고, 현지화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국내 매장 수가 한국시장 진출 21년 만에 1천500개를 넘었다. 스타벅스는 지난 10일 7개 신규 매장을 한꺼번에 열어 국내 매장 수가 1천503개로 증가했다. 사진은 지난 2020년 12월 서울 도심의 한 스타벅스 매장. 2020.12.13/뉴스1 © News1 권현진 기자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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