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00달러 향해 돌진…美 연준 금리 인상 압박 가중

3분기 어닝시즌 위협…공급망 정체와 맞물려 인플레↑

 

국제유가가 거침없는 상승세다. 원유는 구리를 비롯한 다른 산업 원자재에 비해 더 많이 올랐다. 공급 부족이 당장 해소되기 쉽지 않아, 연말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돌진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원유, 구리 상승률 격차 10년래 최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선물이 7년 만에 처음으로 배럴당 80달러선을 넘기며 고공행진중이다. 지난해 10월 말 이후 유가는 125% 뛰었다. 특히 구리와 같은 다른 주요 산업원자재보다 더 많이 올라 그 격차가 10년 넘게 만에 최대로 벌어졌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다우존스시장자료에 따르면 원유와 구리 상승률 격차는 2002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구리가격은 5월 고점보다 8% 떨어졌고 아연, 납과 같은 원자재는 대부분 가격이 정체됐다.

구리와 같은 산업 원자재의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거나 떨어졌다. 중국 부동산이 헝다그룹(에버그란데)의 파산 위기에 전염되는 양상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중국 부동산만 글로벌 구리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달한다. 반면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도 원유는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 압박을 받았다.

소비자들이 감염 우려에 여행을 자제하고 치솟는 가격에 연료 소비를 줄여도 유가의 상승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애널리스트들은 예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침체에 수요가 증발하며 투자도 급감해, 당장 수요가 강하게 반등해도 신규 공급이 어려워 유가를 끌어 올린다는 설명이다.

천연가스와 석탄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의 여파가 원유 시장까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천연가스 가격 급등과 재고 부족으로 일부 발전소들이 전기 생산을 위해 원유를 대체재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전망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금리, 어닝 위협하는 유가 랠리

북반구의 본격적 추위가 시작되기도 전에 불어닥친 전력난에 올겨울 유가가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회자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애너릴스트들은 올겨울 유가 100달러 돌파를 예상하며 내년 금리 인상을 계획하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이 곤란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평소보다 높은 유가와 공급망 정체가 만나면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인사관련 소프트웨어업체 ADP의 넬라 리차드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말했다. 이로 인해 연준이 불편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그는 전망했다.

오르는 유가는 운송을 비롯한 기업들의 비용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본격적 3분기 어닝시즌을 앞둔 뉴욕 증시를 압박할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JP모간은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선이 되면 물류업체 페덱스, 할인소매업체 달러트리, 자동차부품업체 오렐리 등의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소비자들 역시 오르는 기름값에 다른 부문의 지출을 줄일 수 있다. 도이체방크의 미국 이코노미스트들은 지난주 보고서에서 휘발유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1달러 오르면 소득 감소로 이어져, 1200억달러에 달하는 비에너지 지출이 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휘발유를 비롯한 에너지에 지출하는 비중은 지난 40년 사이 꾸준하게 떨어졌다고 나티시스투자관리자솔루션은 지적했다. 나티시스에 따르면 개인소비지출 가운데 휘발유와 기타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대 초 6% 이상에서 최근 2.35%로 하락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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