뺏기보다 지키는 게 더 심한 스트레스…격렬한 뇌활동 증명
- 21-10-12
‘창업은 쉬워도 지키기는 어렵다’는 뜻으로 ‘경쟁’은 대표적인 사회적 상호작용이지만, 내측 전전두엽이 관련 있다고 알려졌을 뿐 그간 신경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신희섭 명예연구위원 연구팀이 KIST 뇌과학연구소 조일주 단장 연구팀과 공동 개발한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이용해 경쟁에서 목표물을 얻기보다 지키는 행동이 더 심한 스트레스를 겪는 것을 증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기존의 뇌 신호 측정도구는 대부분 유선인 데다 무거워 동물실험에 한계가 많았다.
최근 무선 시스템이 개발됐지만, 시스템 간 신호 간섭 때문에 여러 동물이 필요한 사회성 실험에는 적용이 어려웠다.
이에 연구진은 기존의 한계를 극복한 ‘초소형 무선 뇌 신호 측정 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블루투스 무선통신과 신호분석 칩을 적용해 여러 생쥐의 뇌 활동을 무선으로 실시간 동시 측정 및 분석할 수 있다.
매우 작고 가벼워(1.5x1.5x2cm, 3.4g) 동물 행동에 제약을 주지도 않는다.
연구진은 경쟁 시 행동과 뇌 활동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공복상태의 생쥐 두 마리에 개발한 시스템을 장착, 먹이 경쟁 실험을 진행했다.
직사각형 상자 내 시작 영역에 두 마리 생쥐가 동시에 들어가면, 맞은편에 먹이를 제공해 경쟁을 유도했다.
내측 전전두엽 분석 결과, 먹이를 빼앗거나 지킬 때 뇌 활동이 활발해짐을 확인했다.
이는 내측 전전두엽이 경쟁 중 목표물 뺏기와 지키기 행동과 직접 연관됨을 증명하는 것이다.
특히, 뇌 활동은 상대의 먹이를 빼앗은 후 이를 지키는 행동으로 전환할 때 더욱 격렬해졌다.
경쟁 시 목표물을 쟁취하는 것보다 지키는 행동이 더 힘들고 중요하다는 의미다.
신희섭 명예연구위원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동물 간 경쟁에서 중요한 행동 유형을 발견하고, 그에 따른 뇌 신호를 관찰한 것은 이번이 최초”라며 “경쟁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성 연구에 확대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 바이오일렉트로닉스’ 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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