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우리의 주적, 한미 아닌 전쟁 그 자체…국방력 계속 강화"

국방발전전람회 개막서 연설…南의 이중적 태도 또 지적하며 압박

"적대적 아니라는 미국의 말 믿을 행동 근거 없다" 대미 견제도 여전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방발전전람회에서 남한의 군비증강을 비난하며 자신들을 향한 '이중적인 태도'를 재차 비난했다. 또 자신들에게 적대적이지 않다는 미국의 신호를 믿을 수 없다면서 남한의 태도 변화를 요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조선노동당 창건 76돌을 맞으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10월 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성대히 개막되었다"면서 김 총비서가 개막식에 참석해 연설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이번 국방발전전람회는 불패의 자위의 노선을 변함없이 견지하여 국가방위력 강화의 새 전기를 열어나가는 우리 당의 웅대한 포부와 영도력, 실천적 집행력을 집약적으로, 직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하고 우리 국가가 도달한 국방과학, 군수공업의 경이적인 발전상과 그 눈부신 전망을 과시하는 일대 축전"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 당의 혁명적인 국방정책과 그 빛나는 생활력이 집대성된 오늘의 성대한 전람회는 대규모 열병식 못지않게 큰 의의를 가지는 사변적인 국력시위로 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 총비서는 특히 "조선반도(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성으로부터 우리 국가 앞에 조성된 군사적 위험성은 10년, 5년 전 아니 3년 전과도 다르다"면서 한미 군사연습과 남한의 군비현대화 시도 등을 두고 "조선반도 지역의 군사적 환경이 변화될 내일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남한이 미사일지침을 개정한 이후 탄두개발, 사거리 제고 등 미사일 능력을 향상하고 잠수함 전력 강화, 전투기 개발 등 공격용 군사장비 현대화 시도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그보다 더 위험한 것은 그들의 군비현대화 명분과 위선적이며 강도적인 이중적 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이제는 우리의 자위적인 국방력 발전 권리까지 빼앗으려고 심지어 우리의 상용무기 시험까지도 무력도발이라느니 위협이라느니, 긴장을 고조시키는 부적절한 행위라느니 하는 딱지들을 잔뜩 붙여놓고 미국을 위시한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목소리를 솔선 선창하는 데 나서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앞서 김 총비서가 지난달 29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남한에 제시한 대화 조건인 이중적인 태도,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등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또 당 창건일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 대신 국방발전전람회를 통해 국방자위권을 행사하며 남한을 재차 압박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남조선의 이같은 과욕적인 야심과 상대방에 대한 불공평을 조장하고 감정을 손상시키는 이중적이고 비논리적이며 강도적인 태도에 커다란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계속 우리의 자위적 권리까지 훼손하려고 할 경우 결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강력한 행동으로 맞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남조선이 한사코 우리를 걸고들지만 않는다면, 우리의 주권행사까지 건드리지 않는다면 장담하건대 조선반도의 긴장이 유발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거나 "다시금 말하지만 남조선은 우리 무장력이 상대할 대상이 아니다" 등 유화적 제스처도 취했다.

김 총비서는 "우리가 말하는 전쟁억제력과 남조선이 말하는 대북억지력은 어휘와 뜻과 본질에서 다른 개념"이라며 "우리의 주적은 전쟁 그 자체이지 남조선이나 미국 특정한 어느 국가나 세력이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해 "최근 들어 우리 국가에 적대적이지 않다는 신호를 빈번히 발신하고 있지만 적대적이지 않다고 믿을 수 있는 행동적 근거는 하나도 없다"면서 "조선반도 지역의 정세불안정은 미국이라는 근원 때문에 쉽게 해소될 수 없게 되어있다"라고 말했다. 한미 동맹을 비난하고 남한이 직접 나서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기존 주장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김 총비서는 "평화를 위한 그 어떤 대외적인 우리의 노력이 절대로 자위권 포기는 아니다"면서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당국의 입장을 내부적으로 부각해 눈길을 끌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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