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한국에서도 제대로 '파워'보여줬다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11번가' 통해 한국 진출

11번가 아마존과 손잡은 지 한달만에 고객 늘어


시애틀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의 힘은 한국에서도 제대로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11번가가 아마존과 손을 잡은지 한달 만에 신규 고객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애플리케이션 신규 설치가 크게 늘었다. 또 해외직구 거래가 늘면서 11번가 전체 실적을 끌어올리는 효과도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번가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8월 31일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Amazon Global Store)'를 시작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치열한 이커머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무기로 해외직구 확대를 꺼낸 셈이다. 

하지만 성공을 예단하기는 다소 이르다. 첫 달 100원 이벤트가 끝난 이후에도 아마존 무료배송을 제공하는 구독서비스 '우주패스' 가입자가 유지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마존과 협업의 한달 성적표는 긍정적이다. 8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9월 한달 11번가 모바일 앱 MAU(월간활성사용자수)는 991만1,29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5% 늘었다. 전월과 비교해도 5% 증가했다. 

신규 앱 설치 건수도 올해 1월을 마지막으로 넘지 못한 30만건을 재돌파했다. 11번가의 아마존 서비스를 경험하기 위한 고객들이 대거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11번가의 모회사 SK텔레콤의 우주패스 '100원' 행사가 주효했다. 우주패스는 11번가의 아마존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무료배송 혜택을 주는 구독서비스로 월 최소 4,900원이다. 론칭 이후 일주일 만에 15만명이 가입하는 성과를 냈다. 이들은 잠재적인 11번가 고객이다.  

아마존 협업은 매출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줬다. 11번가의 해외직구 거래액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시작 이후 1주일 동안 전월 동기 대비 3.5배 늘었다. 11번가의 접속 빈도가 꾸준하다면 기존 매출 상승효과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많은 고객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우주패스 혜택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계속해서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우주패스 가입자는 한달간의 100원 이벤트를 끝으로 정식 전환을 앞두고 있다. 우주패스는 배달의민족·이마트·파리바게뜨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하지만 아마존 무료배송 서비스가 핵심이다. 11번가-아마존 협업 매력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가입자 이탈은 당연한 수순이다.

11번가는 아마존 서비스 도입 한달을 전후로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30일 라이브방송을 열고 우주패스 가입 이벤트를 진행했다. 신규고객 유치뿐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연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또 이달 관세청과 업무 협약을 맺고 세관 검사 최소화와 신속한 배송환경을 구축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

고객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11번가-아마존 협업 마케팅 등장도 예상 가능한 대목이다. 양사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 눈높이에 맞는 행사를 지속한다면 고객을 가두는 락인 효과(Lock-in effect)를 얻을 수 있다. 다음 달 1일부터 11일까지 진행되는 11번가의 연중 최대 행사 십일절에 아마존과 협업 행사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업계에선 해외직구 시장이 날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해외직구 거래액은 2016년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4조원을 넘어섰다. 

이미 경쟁사들은 11번가 못지 않게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쿠팡은 해외직구 품목수를 대폭 늘리는 동시에 할인 혜택을 꺼내기도 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들은 세계 최대 업체 아마존의 국내 상륙 사실만으로 긴장하고 있다"며 "11번가 역시 초반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 경쟁사와 다른 전략을 지속해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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