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콜럼버스 데이에 '원주민의 날'도 선포…역대 대통령 중 처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콜럼버스 데이' 국경일인 오는 11일을 '원주민의 날'로 선포했다. 

콜럼버스 데이에 ‘원주민의 날’을 선포한 것은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다. 

콜럼버스 데이는 1492년 10월12일 이탈리아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아메리카 대륙의 대부분 국가들은 10월12일을 기념일로 하고 있지만, 미국은 매년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콜럼버스 데이로 기념하고 있다. 

그러나 콜럼버스가 아메리카 식민지를 통치하면서 원주민을 노예로 삼고, 고문 등 잔혹 행위를 일삼은 사실이 역사적 고증을 통해 드러나면서 콜럼버스 데이를 반대하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에선 콜럼버스 데이 때 콜럼버스 동상을 훼손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몇 년 사이 캘리포니아와 하와이, 시카고, 신시내티 등 여러 주(州)와 도시들은 콜럼버스 데이를 원주민의 날로 바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포고문에서 "원주민의 날에 우리 국가는 원주민들의 귀중한 기여와 회복력을 기념하고 원주민의 고유한 주권을 인정하며, 부족 국가에 대한 연방 정부의 신뢰와 조약 의무를 존중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연방 정부의 정책은 여러 세대에 걸쳐 체계적으로 원주민을 동화시키고 쫓아내며 원주민 문화를 근절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원주민의 회복력과 강인함뿐만 아니라 그들이 미국 사회의 모든 측면에 끼친 측량할 수 없는 긍정적 영향을 인정한다"면서 "원주민의 날에 우리는 미국 최초의 주민들과 오늘날 계속 번창하고 있는 부족국가를 기린다. 저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의 위대한 나라를 형성하는 많은 원주민 공동체와 문화를 축하하고 인정할 것을 권장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콜럼버스 데이 포고문도 함께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메리카를 발견한 콜럼버스의 공로에 대해 평가하면서 "많은 이탈리아인들은 더 나은 삶을 추구하기 위해 빈곤과 기아, 죽음을 무릅쓰고 앞으로 수세기 동안 그의 길을 따를 것이다. 오늘날 수백만명의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이 계속해서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풍요롭게 하고, 국가에 지속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콜럼버스와 다른 유럽의 탐험가들이 아메리카 대륙의 부족 국가와 원주민 공동체에 가한 폭력과 잔혹행위의 고통스러운 역사도 같이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과거의 부끄러운 사실들을 묻어버리지 않고, 정직하게 대면하고 그것들을 알리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노력하는 것은 한 국가로서 위대함을 가늠하는 척도"라고 강조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포고문에서 콜럼버스를 '용감무쌍한 영웅'이라고 표현하면서 콜럼버스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극단주의자'라고 비난했다. 그는 극단주의자들이 콜럼버스의 광대한 공헌을 실패담으로, 발견을 잔학 행위로, 성취를 침략으로 바꾸려고 한다고 주장했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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