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은퇴' 두테르테, 내년 대선에 딸·최측근 조합 출마 암시

"사라 두테르테·크리스토퍼 고 출마, 부적절한 정치적 결정 될 수 있다"

필리핀 대통령, 6년 단임제…내년 5월 대선·부통령 선거 실시

 

내년 부통령 선거에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를 철회하고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한 가운데 그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카르피오의 대통령 출마는 기정 사실화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은퇴 선언후 진행된 필리핀 민영방송 ABS-CBN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딸이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과 런닝 메이트로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라-고가 내년 대선에 나오는 것이 확실하나"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내년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밝힌 사라는 현재 재임중인 필리핀 제3의 도시 다바오 시장직에 재출마 신청을 한 상태지만 그의 대선 출마 가능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높아지고 있다.

크리스티나 가르시아 프라스코 다바오 시장 대변인은 사라의 대선 출마에 대한 질문에 "내가 알고 있는 범위도 현지 뉴스에 보도된 내용이다"며 "우리는 이에 대해 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소속된 정당인 'PDP-라반'은 아직 공식적으로 대선 후보를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며 사라는 다른 당에 소속되어 있다.

은퇴한 정치학 교수인 테마리오 리베라는 사라가 현재 대선 경쟁에서 앞서고 있다면서도 "두테르테의 오랜 측근인 고 상원의원이 부통령에 출마하는데 이는 부적절한 정치적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최측근인 고 상원의원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사임하면 두테르테가 다시 대통령직을 물려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필리핀 대선은 내년 5월 9일 치러질 예정이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은 이달 8일이지만, 각 정당은 11월 중순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사망, 사퇴 또는 실격된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

한편 두테르테는 집권 기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 유혈 캠페인을 벌여 사망자는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당시인 2016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마약상 6117명을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최근 '마약과 전쟁' 캠페인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반인도적 범죄 여부에 대한 조사를 승인했다.

마약 사범 퇴치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부상했으나 그의 지지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들해졌다.

실제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년 선거 선호도 조사에서 부통령 후보로 유력한 빈센트 비센테 소토 상원의장 이어 2위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가들은 두테르테가 막판에 대선 경선에 뛰어들어 큰 격차로 이겼던 2015년처럼 막판 반전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의 은퇴 선언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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