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통령 출마' 두테르테, 돌연 정계 은퇴 선언
- 21-10-03
지난달 부통령 선거 출마 공식화…"내란·범죄·마약 문제 해결"
필리핀 대통령, 6년 단임제…내년 5월 대선·부통령 선거 실시
내년 부통령 선거에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이를 철회하고 돌연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2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정계 은퇴를 선언한다. 나를 대통령 자리에 앉혔던 국민들의 뜻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지난달 부통령 선거에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첫째는 내란 둘째는 범죄 마지막으로 마약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초 두테르테 대통령이 부통령 선거에 나선 이유는 필리핀에서는 헌법상 연임이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대통령직은 6년 단임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재 최측근인 크리스토퍼 고 상원의원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뒤 사임하면 두테르테가 다시 대통령직을 물려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두테르테는 집권 기간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 유혈 캠페인을 벌여 사망자는 수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필리핀 정부의 자료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취임 당시인 2016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마약상 6117명을 무참히 살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최근 '마약과 전쟁' 캠페인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한 반인도적 범죄 여부에 대한 조사를 승인했다.
마약 사범 퇴치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대통령으로 부상했으나 그의 지지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시들해졌다.
실제로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를 살펴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내년 선거 선호도 조사에서 부통령 후보로 유력한 빈센트 비센테 소토 상원의장 이어 2위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가들은 두테르테가 막판에 대선 경선에 뛰어들어 큰 격차로 이겼던 2015년처럼 막판 반전이 여전히 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의 은퇴 선언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한편, 필리핀 대선은 내년 5월 9일 치러질 예정이다. 후보자 등록 마감일은 이달 8일이지만, 각 정당은 11월 중순까지 선거관리위원회에 사망, 사퇴 또는 실격된 후보를 교체할 수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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