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 용어 쓰지 말아야"…전문가들의 '경고' 왜?

"손실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한 대응체계 꾸리려는 움직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높아짐에 따라 방역 강도를 낮춰 일상을 되찾자는 이른바 '위드 코로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의료 전문가와 코로나19 확진자들을 중심으로 위드 코로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경계하며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19 종식이 어렵다는 판단 아래 확진자 발생 규모를 줄이는 데 집중하기보단 위중증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춰 중증화율이나 사망률을 낮추는 취지로 코로나19와 공존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최근 위드 코로나 시행 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코로나=독감' 등 오해의 소지가 있는 인식도 함께 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를 겪은 사람들은 그 공포로부터 해방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오히려 감염 이전보다 더 조심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직장인 임진모씨(28·가명)는 다니던 헬스클럽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이후 밀폐된 공간에서의 운동은 피하고 있다. 일상의 큰 낙이었던 헬스클럽 이용 대신 늦은 밤 인적이 드문 야외 공원에서 운동한다.

임씨는 "예전보다 숨이 금방 가빠져서 가볍게 유산소 운동을 한다"며 "헬스클럽 이용을 못 하는 게 아쉽긴 한데 나름대로 적응해서 괜찮다"고 말했다.

카페를 방문했다가 확진된 20대 대학생 이소현씨(가명)는 완치 이후 카페뿐만 아니라 식당 이용도 줄였다. 어쩔 수 없이 이용할 경우 포장해 나오거나 붐비지 않는 곳을 찾아간다.

이씨는 "손 소독제는 물론 자리를 닦을 소독 티슈도 챙겨 다닌다"라며 "식당이나 카페 이용 시 남에게 감염될 수 있어 늘 경계하게 된다"고 했다.

타지역 방문 뒤 확진된 오혁진씨(28·가명)는 완치 이후에도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린다. 재택근무 중인 오씨는 "뉴스에서만 보던 코로나19 확진을 나도 당할 수 있구나 깨달았다"며 "밖에선 마스크를 절대 내리지 않고, 집에 와선 오자마자 손을 씻는 등 방역수칙 전보다 더 철저히 지키게 됐다"고 했다.

위드 코로나 준비가 서둘러 시행돼야 한다는 말도 많지만 여전히 코로나19는 심각한 질병으로 분류되고 있다. 최근 국립보건연구원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코로나19 완치자의 53%가 1년이 경과한 시점에도 계속해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된 주 증상은 집중력 저하·인지기능 감소·기억 상실 19.9%, 우울 17.2%, 피로감 16.2% 등이다. 이밖에도 미각 및 후각 상실, 어지럼증, 폐활량 감소, 두드러기 및 간지럼증 같은 후유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진자 및 완치자 커뮤니티에도 후유증을 포함한 다양한 후기가 올라와 있다. 한 회원은 "(완치 후부터) 음식 맛이 제대로 안 느껴지고 냄새만 맡아도 토할 거 같다"며 "후유증이 너무 무섭다"는 후기를 남겼다.

다른 회원은 후유증으로 몸에 두드러기와 가려움증이 생겼다며 증상이 나타난 신체 부위를 찍어 올린 경우도 있었고, 사람 많은 곳에 갔다가 다시 감염될까 걱정이 심해졌다는 경우도 있었다.

보건 전문가들도 위드 코로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경고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는 독감과 치료체계나 대응책이 달라 독감처럼 받아들이자는 말은 애초에 성립되지 않는다"라며 "오해를 낳는 위드 코로나란 용어를 쓰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위드 코로나는 코로나가 장기화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손실은 최소화하면서 지속가능한 대응 체계를 꾸리려는 움직임 정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코로나는 100명 걸리면 2명은 중환자실 갈 정도로 치명적이지만 독감은 아니다"라며 "근본적으로 다른 두 병을 동일시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위드 코로나를 특별한 방역대책으로 받아들이는 건 전적으로 착각"이라며 "코로나는 치명률이 높고 후유증이 많단 통계도 있듯 독감처럼 그냥 앓고 말지 하는 식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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