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당 주지사들, 바이든 백신 의무화 조치에 법적 대응 예고

택사스·와이오밍·사우스다코다·조지아주 등 공화당 주지사들 반발

다만 소송 결과 불투명…연방대법원 그간 백신 의무화에 손 들어줘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현지시간) 델타 변이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하고 있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연방 직원들을 포함한 광범위한 백신 접종 의무화 조치를 발표한 가운데, 공화당 소속 주지사들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그러나 과거 연방대법원의 판례를 감안하면 이들의 법적 소송이 승리를 거둘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공화당 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연방 직원들과 기업들을 상대로 한 백신 접종 조치에 대해 개인의 자유에 대한 위헌적 침해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법적 소송을 언급하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가진 연설에서 연방 직원과 계약자들, 메디케어나 메디케이드 환자를 치료하는 시설의 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직원 100명 이상의 기업체에 대해 직원들에 대한 예방접종을 하거나 매주 코로나 검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사기업들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판했고, 텍사스 주는 "이미 이같은 권력 장악을 통한 강탈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크 고든 와이오밍 주지사는 "이 행정부의 위헌적 행정권 남용에 저항하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해달라"고 주(州) 법무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다 주지사도 "법정에서 보자"라고 했고, 브라이언 캠프 조지아주 주지사 역시 바이든 행정부의 뻔뻔스러운 불법적 권한 남용을 막기 위해 조지아주가 취할 수 있는 법적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약속했다.

로나 맥대니얼 미 공화당 전국위원장은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조치들이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미국인들과 그들의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행정부를 고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놈 주지사측은 "우리의 변호사들은 바이든 대통령의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어제 성명은 그의 접근법에 대한 적법성에 있어 심각한 의문들을 제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규칙이나 행정명령이 최종 공개되면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며, 법원에 제출할 소송 사건에서 전례 없는 의무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인사들이 소송을 예고하고는 있지만 해당 소송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즉각적으로 알 수 없다고 WP는 평가했다.

일단 연방 대법원은 과거 백신 의무화에 대해 손을 들어 준 바 있다.

WP에 따르면, 1905년 헤닝 제이콥슨 목사는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의 보건위원회가 주민들에게 천연두 백신 접종을 명령했지만, 이를 거부했다. 제이콥슨 목사는 메사추세츠 주법에 따라 벌금형을 받고 기소됐다. 그는 자신이 "무죄"라며 백신 접종 명령이 헌법상 권리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연방대법원은 '제이콥슨 대 메사추세츠' 사건에서 헌법 위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1922년에도 연방대법원은 '주크 대 킹(Zucht v King)' 사건에서 예방 접종을 거부한 학생을 배제한 학구(학군)의 손을 들어줬다.

이견은 있지만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체로 바이든 행정부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분위기다. 

컬럼비아 로스쿨의 헌법 전문가인 자말 그린은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 조치는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미국 근로자들이 대신 매주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1905년 메사추세츠 사건보다 덜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달리 린지 와일리 어메리칸 대학교 워싱턴 법학대학 교수 등은 'Lawfare'에 쓴 글에서 "새로운 연방대법원의 다수는 명백히 이 판례를 탐탁지 않아 하고, 이를 제한하거나 혹은 뒤집을 준비가 돼 있을 수도 있다"며 "게다가 일부 코로나 예방접종법은 대법원이 이전에 지지했던 일반적인 예방접종 요건들과는 중요한 면에서 다르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들도 "적절한 면제와 처벌로 공들여 만든 코로나 백신접종법들은 헌법적인 도전들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고 WP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연설에서 "소수의 선출된 공직자들의 지지를 받는 소수의 미국인들은 우리가 (코로나의) 고비를 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팬데믹(대유행) 정치는 사람들을 아프게 만들고,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을 죽게 만들고 있다"고 백신 의무화에 반대하는 공화당 인사들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만약 이들 주지사들이 우리가 팬데믹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저는 대통령으로서 제 권한을 사용해 그들을 비켜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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