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뮤 변이', 백신 회피 가능성에 비상…40개국 확산·7명 사망

벨기에 완전 접종자 감염·사망에 '미지의 공포 바이러스'로 부상

전문가 "백신 회피 가능성 있지만 델타 변이가 여전히 가장 치명적"

 

지난 1월 콜롬비아에서 처음 발견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변이주(B.1.621)가 세계보건기구(WHO)의 12번째 주요 변이(뮤·μ)로 지정되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미와 유럽 39개국에 이어 일본에서까지 검출된 데다, 지금까지 7명이 감염 뒤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

다만 뮤 변이의 치명률과 백신 저항성이 추가 연구 중인 가운데, 어느 정도의 효과가 감소하더라도 백신의 효능은 여전하다는 게 미국 보건당국의 입장이다.

◇늘어나는 주요 변이…그리스 알파벳 24개 중 12번째 나왔다

뮤 변이에 이목이 쏠린 건 WHO가 지난달 31일 발표한 코로나19 확산 상황 보고서에서 뮤 변이를 '관심 변이(Varients of Interes)'로 지정하면서다. WHO는 지난 5월부터 각종 변이바이러스 중 주시할 필요가 있어 자주 언급될만한 변이주에 출현 국명 대신 그리스 알파벳을 붙여 명명하고 있는데, 람다 변이에 이어 12번째 주요 변이가 채택된 것이다.  

WHO에 따르면, 8월 29일 기준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에는 남미와 유럽 39개국에서 4500여 건의 뮤 변이가 검출됐다. 정확히 따지면 뮤 변이(B.1.621)가 3794건, 뮤 변이의 하위 계통(B.1.621.1)이 856건 검출됐다. 유엔뉴스에 따르면 주요 검출국은 미국(2065건), 콜롬비아(852건), 스페인(473건), 멕시코(357건) 등이었다.

많은 나라로 확산했지만 전 세계로 치면 검출률은 0.1%에 못 미친다는 게 WHO의 판단이다. 다만 발현지인 콜롬비아의 검출률은 39%, 인근 에콰도르는 13%로, 꾸준히 증가 중이다. WHO는 "뮤 변이의 표현형적(phenotypic)·임상적(clinical) 특징을 이해하기 위해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델타 변이와 뮤 변이가 같이 확산하는 남미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며 관심 변이 지정 이유를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시 중인 코로나19 '우려 변이' 4종. WHO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세계보건기구(WHO)가 주시 중인 코로나19 '관심 변이' 5종. WHO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현재 WHO가 지정한 '우려 변이(Variants of Concern)'는 △영국발 알파 △남아프리카공화국발 베타 △브라질발 감마 △인도발 델타 등 4종이다. 이보다 위험 수준이 한 단계 낮은 관심 변이는 뮤를 포함해 △작년 12월 복수 국가에서 발견된 에타 △미국발 요타 △인도발 카파 △페루발 람다 등 5종이다. 앞서 관심 변이로 지정된 △미국발 엡실론과 △브라질발 제타 △필리핀발 세타 3종은 이번 분류에서 제외됐다.

이외에도 추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보이는 12종의 변이주 목록이 있으며, 해외에서 뮤 변이와 함께 우려가 커 관심 변이로 지정될 거란 전망이 컸던  C.1.2 변이주가 이번에 새롭게 포함됐다. C.1.2는 올해 5월 남아공에서 처음 발견됐다.

◇남미·유럽 39개국 이어 일본서도 발견…벨기에 7명 사망

뮤 변이는 현재 40개국에서 확산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 후생노동성은 WHO의 발표 직후인 지난 1일 일본 내에서 뮤 변이 감염 환자가 2명 보고됐다고 발표했다.  

일본 감염 환자는 아랍에미리트(UAE)에 체류했다 6월26일 귀국한 40대 여성과 영국 체류 후 7월 5일 귀국한 50대 여성으로, 두 사람 모두 특별한 증상이 없는 무증상 감염자였다. 후생노동성은 감염력의 강도 등을 추가 조사 중이다.

집단 감염·사망도 이미 보고됐다. 벨기에 공영방송 Rtbf(8월6일자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벨기에 자벤템 소재 테르부르그 요양원에서 거주자 7명이 뮤 변이 감염 후 2주 내 사망했다.

이 요양원에서는 7월 중순 거주자 20명과 직원 1명이 당시까진 '콜롬비아 변이'로 불리던 뮤 변이에 감염됐고, 역학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들이 양성 판정을 받기 며칠 전 요양원을 방문했던 사람이 이후 무증상 감염자로 분류됐다.

 

무엇보다 우려가 커지는 지점은 사망자 7명을 포함해 감염자 전원이 백신 접종을 2차까지 완전히 마쳤다는 점이다. 특히 사망자 7명 중 일부는 지병을 앓고 있었지만, 대다수는 건강한 상태였다.

벨기에에서는 6월부터 뮤 변이가 검출됐지만 검출률은 상당히 낮았다. 백신 접종률이 높은 영국에서 뮤 변이가 검출되기 시작하자 벌써 79건이나 검출된 프랑스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프랑스 매체 커넥션은 전했다.

뮤 변이의 치명률과 백신 저항성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WHO도 백신 회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WHO는 "뮤 변이(variant)에는 잠재적으로 (백신)면역을 회피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돌연변이 과정(mutations)이 모여있다"고 설명했다.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뮤 변이 출현지인 콜롬비아의 코로나19 치명률은 2.5%로 세계에서 11번째로 높다.

◇파우치 "델타변이가 여전히 우세…백신 효과 분명"

뮤 변이가 '미지의 공포 바이러스'로 떠오르자 미국 정부의 백신 정책을 총괄하는 앤서니 파우치 박사가 입을 열었다.

포브스지와 CNBC에 따르면 파우치 박사는 2일(현지시간) 백악관 코로나19 대응팀 기자회견에서 "뮤 변이를 심각하게 주시하고 있지만, 당장의 즉각적인 위협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면서 "미국에서의 뮤 변이 감염 상황은 현재 검출률이 99%에 달하는 델타 변이와 달리 미미하다"고 말했다.

뮤 변이가 일정 정도 백신 효과를 회피할 가능성은 인정했다. 파우치 박사는 WHO 발표를 일부 인용, "뮤 변이가 특정 항체를 회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mutations)의 집합체"라면서 여기엔 단일클론항체뿐만 아니라 백신 접종과 감염 후 회복으로 유도된 항체를 회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제와 백신은 물론, 자연 생성된 항체까지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파우치 박사는 이 같은 연구는 실제 임상 데이터가 부족해 실험을 통해서만 얻은 잠정적 결론일 뿐임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신의 효능을 어느 정도 감소시키는 변이가 있다고 해도, 지금 나오는 변이에 대해 백신이 여전히 꽤 효과적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새로운 변이주가 거듭 출현하고 있지만 델타 변이 등 우려 변이가 여전히 가장 위험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캐나다 CBC 방송에 따르면 감염병 전문가인 자인 차글라 맥매스터 의대 교수는 "델타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며 다른 변이주를 공격적으로 대체한다"며 "새로운 변이에 대한 우려는 상황에 맞게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가장 많이 확산하는 코로나19 변이는 알파와 델타로, 알파 변이는 지금까지 193개국에서, 델타 변이는 170개국에서 감염이 보고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집계한 2021년 8월 31일 기준 코로나19 우려 변이 4종 확산 상황. 알파가 193개국에서 확산 중이며, 델타 170개국, 베타 141개국, 감마 91개국 순이다. WHO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기사제공=뉴스1(시애틀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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