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스터샷 확대"vs유럽 "천천히"…백신 불균형 속 상반된 행보

아일랜드, 백신 완전 접종률 90%…콩고·아이티 0%대
WHO, 부스터샷 접종 유예 재차 당부…"공급 문제 해소해야"

 

세계보건기구(WHO)가 백신 접종 불평등 문제를 꼬집으며 저소득 국가를 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스터샷을 연기해달라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은 추가접종을 강행하는 반면 유럽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을 보여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WHO에 따르면 일부 고소득 국가에서는 성인 백신 접종률이 50%인 반면 아프리카 지역 대부분을 비롯한 저소득 국가는 성인 접종률이 2% 미만이다.

로이터통신의 통계 역시 같은 얘기를 전해주고 있다. 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현재 12세 이상 백신 완전 접종률이 90%에 육박하고 있는 아일랜드는 10월부터 방역 규제에 마침표를 찍고 코로나19와의 공존을 택한 반면, 콩고와 아이티 등 저소득 국가의 백신 접종률은 0%대다.  이 가운데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정보공개청구를 받고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보건 당국은 지난 3월부터 6개월간 미국 전역에서 1510만 회분의 백신을 폐기하기도 했다. 이유는 '관리 소홀' 때문이었다.

◇WHO, 부스터샷 9월까지 유예 당부..."건강한 사람, 접종 필요없어": WHO는 전 세계적으로 50억 회분 이상의 코로나19 백신이 투여됐지만, 이 중 75%가 10개국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에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브리핑을 통해 "이것이 내가 최소한 이달 말까지 지지국들에 대한 모라토리엄(유예)을 촉구한 이유"라면서 "면역체계가 손상되거나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자들에게는 추가 접종이 필요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 우리는 백신 접종을 마친 건강한 사람들을 위해 부스터샷이 널리 사용되는 것을 보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지난 8월에도 백신 접종 불균형을 지적하면서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부스터샷 접종을 최소 9월 말까지 중단하라"고 선진국들에 촉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과 이스라엘은 WHO의 이같은 당부에도 부스터샷을 강행했다.

미국은 그간 진행한 백신 기부량을 밝히면서 저소득 국가에 백신을 기부하는 일과 미국 내에서 추가 접종을 추진하는 것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실제로 미국은 지금까지 65개국에 약 1억1000만 회분의 백신을 기부했으며, 내년까진 5억 회분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역시 "이스라엘은 전 세계 지식에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없었다면 부스터 샷의 정확한 효능 수준을 알 수 없을 것"이라며 부스터샷 유예 반대 입장을 보였다.

◇美 부스터샷 100만 명 돌파...20일부터 자국민 전체 접종: WHO의 이 같은 당부에도 미국은 오히려 부스터샷을 확대할 방침이다. 

CDC에 따르면 보건 당국이 지난달 12일부터 면역력이 취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화이자나 모더나 부스터샷을 허가한 이후 미국에서는 이미 약 100만 회분의 백신이 투여됐다.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CDC의 승인을 기다리는 가운데 이달 20일부터 미국 전역에서 2차 접종 이후 8개월이 지난 자국민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FDA는 오는 17일 화이자의 백신 부스터샷 접종 승인을 검토하기 위한 자문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모더나도 코로나19 부스터샷 승인을 위해 FDA에 부스터샷 임상 자료를 제출했다. 모더나가 자사 백신을 2차까지 접종한 실험 참가자 344명을 대상으로 부스터샷을 접종한 결과 부스터샷은 델타 변이에 대한 중화 항체 수치를 무려 42.3배 증가시켰다. 

감마 변이의 경우 항체 증가율이 43.6배, 베타 변이는 32배에 달했다. 65세 이상 연령층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1일 오전 6시 기준 2억552만7578명이 1회 이상 백신을 접종했으며 1746만7017명이 접종을 2차까지 마쳤다.

◇ 유럽보건당국 "부스터샷, 급히 맞힐 필요 없어": 미국과 달리 유럽질방통제예방센터(ECDC)는 부스터샷을 급히 맞힐 필요가 없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앞서 지난달 유럽연합(EU) 산하 기구인 유럽의약품청(EMA) 역시 부스터샷 사용을 권고하기 위해서는 전체 접종 후 보호 기간에 대해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ECDC는 유럽에서 허가된 모든 백신은 코로나19 관련 입원, 중증 질병, 사망에 대한 보호 효과가 높다고 지적했다. 또 표준 요법에 제한된 반응을 보여 추가 접종이 필요한 사람들은 부스터 샷과는 다른 접종 방법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독일과 프랑스는 전염성이 높은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이달부터 취약계층에게 부스터 샷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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