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판지시르'서 저항군 향해 "포위됐다…투항하라"

탈레반이 1일(현지시간) 저항 세력의 거점인 판지시르를 포위했다고 탈레반 고위 지도자가 밝혔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아미르 칸 모타키 탈레반 고위 지도자는 이날 판지시르에서 녹음된 연설을 통해 "반군들은 무기를 내려놓으라"며 이같이 밝혔다. 

판지시르는 수도 카불에서 70㎞가량 떨어진 북동부 주(州) 가운데 하나로, 탈레반이 진격을 강화해 지난달 15일 카불을 함락할 때까지 유일하게 장악하지 못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소련 침공 당시 무자헤딘으로서 저항운동을 벌이고 탈레반 집권 이후엔 탈레반에 항쟁하다 2001년 9·11을 이틀 앞두고 탁하르에서 암살된 아흐마드 샤 마수드 장군이 '아프간 구국 이슬람 통일전선(북부동맹)'의 거점으로 삼았던 지역이기도 하다.현재는 그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와 암룰라 살레 부통령을 중심으로 정부군 잔류 세력과 저항군이 결집해 있다. 산악 지대로 군사작전이 쉽지 않은 곳으로 꼽히며, 반(反) 탈레반 세력의 최후 거점인 셈이다.


탈레반은 지난달 22일 판지시르를 향해 진격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는 교전을 피한 채 양측이 협상에 임해왔다. 아프간 현지 시간으로 지난달 30일 밤 11시59분 미군의 마지막 수송기가 카불을 떠나자 탈레반은 다시 판지시르 공세에 돌입했다. 

저항군 측 비스밀라 모함마디 아프간 전 장관에 따르면 탈레반과의 전투로 지금까지 탈레반 대원 34명이 사망하고 65명이 부상했다. 다만 모함마디 전 장관은 "탈레반이 많은 사상자를 내고 후퇴했기 때문에 더 이상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탈레반은 로이터 등의 진위 확인에 응답하지 않고 있었다. 

탈레반 지도자 모타키는 "우리가 판지시르 계곡의 4면에서 (전투) 준비 중인 만큼 싸울 이유가 없다"며 "반군은 나토와 미군의 지원을 받더라도 탈레반을 이길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판지시르에서 저항 세력과 협상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유감스럽게도 아무런 성과도 거두지 못했다"며 "우리는 여전히 판지시르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프간 이슬람 에미리트는 모든 아프간인들을 위한 안식처"라고 강조했다. 이슬람 에미리트(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는 1996~2001년 탈레반 집권기 아프가니스탄의 국명이다. 당시 북부 10% 지역은 탈레반이 장악하지 못하고 북부동맹의 세력권으로 남은 바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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