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 8조 美 IT 거물 "자랑스럽게 말한다…나는 한국인이다!"
- 21-09-02
애플과 소송 중인 에픽게임즈 CEO '구글갑질방지법' 환영
세계 첫 독점적 앱마켓 규제…"한국이 ICT 정책 주도" 평가
"오늘은 전세계 모든 개발자들이 "나는 한국인이다(I am a Korean)"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날이다."
인앱결제 강제를 막는 '구글 갑질 방지법'의 국회 통과 소식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구글, 애플 등 독점적 앱마켓 사업자를 규제하는 세계 첫 사례인 만큼 한국이 ICT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31일(현지시간) '포트나이트' '언리얼엔진'으로 유명한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공동창립자 겸 CEO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국은 첫 오픈 플랫폼 국가로, 디지털 상거래 독점을 거부하고 오픈 플랫폼의 권리를 인정했다"며 "개인용 컴퓨팅의 45년 역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으며 이는 쿠퍼티노(실리콘밸리에 있는 애플 본사)에서 시작됐지만, 오늘날 서울이 가장 앞서 있다"고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 소식을 반겼다.
특히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유명 연설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Ich bin ein Berliner)를 패러디해 "오늘날 전 세계 모든 개발자는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환호했다. 당시 연설은 동독과 소련에 맞서 서독을 지키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게임엔진 '언리얼엔진'을 만든 천재개발자로 잘 알려진 팀 스위니는 포브스 기준 재산이 74억달러(약 8조5618억원)에 달하는 미국의 IT 거물이다. 인기게임 ‘포트나이트’를 만든 에픽게임즈의 창업자이기도 하다.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에 별도 결제 시스템을 추가했다 애플의 앱스토어에서 퇴출됐고 애플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에픽게임즈 팀 스위니 CEO가 '구글갑질방지법' 통과 소식을 환영하며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 연설에 빗대 "나는 한국인이다!"라고 언급했다. (팀 스위니 트위터 갈무리) © 뉴스1 |
이에 대해 마크 레인 에픽게임즈 공동창립자 겸 부사장은 "이 말은 과장이 아니다. 정말 역사적인 날이다"며 "벽에 첫 균열이 일어나고 있으며, 머지않아 벽이 무너질 거다. (구글 갑질 방지법은) 더 나은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고 거들었다.
에픽게임즈는 애플과 소송전을 벌이며 앱마켓 반독점 규제 논의에 불을 지핀 당사자다. 지난해 8월 '포트나이트'에 자체 인앱결제 시스템 도입을 시도하던 중 애플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한 일을 계기로 애플 상대 반독점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다.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는 세계 최대 데이팅 앱 '틴더' 운영사 미국 매치그룹도 "오늘 역사적인 법안(구글 갑질 방지법)과 한국 국회의 대담한 리더십은 공정한 앱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투쟁에서 기념비적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전 세계의 비슷한 법안들이 빨리 통과되길 촉구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지지가 쏟아지면서 이번 입법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앱마켓 반독점 규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구글 갑질 방지법을 시작으로 앱마켓 관련 글로벌 규제가 도미노처럼 이어질 거라는 분석이다.
지난 6월 미 의회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는 '플랫폼 독점 종식법' 등 5개 플랫폼 규제 관련 법안을 발의했다. 지난달 11일에는 미국 상원에서는 국내 법안과 비슷한 내용의 '오픈 앱마켓 법안'이 발의됐으며, 하원에서도 같은 달 13일 동일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또 미국 유타주, 뉴욕주 등 36개 주와 워싱턴DC는 구글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을 앱마켓 경쟁 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호주, 일본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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