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큰 어른 홍명기씨 별세했다
- 21-08-20
<지난 14일 도산동상제막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연설하는 홍명기 이사장 모습/한국일보 제공>
14일 행사 뒤 쓰러져 입원 4일만인 18일 끝내 별세
1950년대 유학 후 주류사회 성공, 한인 커뮤니티 환원
시애틀에도 여동생 살고 있어 각별한 인연 갖고 있더
미주한인사회의 대표적인 '큰 어른'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던 홍명기 M&L 홍 재단 이사장이 18일 오후 2시53분 로마린다대 병원에서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홍 이사장은 지난 14일 리버사이드 도산 안창호 동상 제막 20주년 기념행사를 주관하고 LA총영사관저에서 열린 오찬에 참석한 후 귀가했으나 갑자기 쓰러져 이날 밤 인근 로마린다 대학 병원 응급실로 긴급 이송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홍 이사장은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치료를 받았으며 결국 입원 4일 만인 18일 타계했다. 이날 홍 이사장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던 지인에 따르면 홍 이사장은 도산 안창호 동상 제막 20주년 행사를 할 때도 건강한 모습이었으나 총영사관저 오찬 행사도중 ‘몸이 안 좋다’며 일찍 자리를 떴다. 관계자들은 홍 이사장이 행사를 직접 주관한데다 LA에서 열린 오찬까지 참석하는 강행군으로 극심한 피로감을 느꼈을 것으로 추측했다.
홍 이사장은 지난해 8월23일 부인 로리 홍 여사가 81세로 별세해 큰 충격을 받으면서 대외활동을 거의 중단했으나 흥사단 건물 복원을 비롯 도산 동상 제막 20주년 기념행사 등 도산 관련 사업은 직접 챙기는 열정을 보였다.
한편 미주한인사회의 기부왕, 해외 최고의 한상(한상)으로 통했던 고 홍명기 이사장은 ‘주류사회에서 벌어 한인과 한인사회를 위해 쓴다’는 평소 철학을 실천한 한인사회 큰 어른이었다.
자신이 설립한 비영리재단인 ‘M&L 홍 재단’(구 밝은미래재단)을 통해 한인사회와 교육기관, 봉사단체에 기부한 액수가 무려 2천만 달러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한 한인 1.5세와 2세들의 정치력 향상을 위해 끝없는 후원을 해왔으며 한미박물관 건립기금으로도 200만달러를 쾌척하는 등 한인사회 리더 역할을 해왔다.
이같은 그의 공로로 지난 2011년 한국정부로부터 민간인 최고 훈장인 대한민국 무궁화장을 추서받기도 했다.
중앙고등학교 졸업후 유학을 와 UCLA 화학과를 졸업한 홍 이사장은 미주류기업에 취업했으나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음을 실감하고 51세의 늦은 나이에 각종 페인트 생산회사인 듀라코트를 설립했다. 듀라코트는 창업한지 10여년만에 업계 주목할 만한 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연간 2억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해 이 분야 최고기업으로 성장했다. 홍 이사장은 지난 2019년 듀라코트를 주류기업에 매각했으며 올 1월 완전 인수인계를 완료했다.
시애틀과도 인연을 갖고 있다. 시애틀에 홍 이사장의 여동생이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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