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미접종자 진료 안본다"…美의사가 진료 거부한 이유 보니

앨라배마주서 의료진, 미접종자 진료 거부 선언

앨라배마주서 백신 접종률 미국 최저 수준…인구 36%

 

미국 최저 수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을 기록 중인 앨라배마주에서 한 의사가 미접종자에 대한 진료를 거부한다고 밝히면서 화제가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최근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시에 위치한 보건 클리닉을 운영하는 제이슨 발렌타인 박사는 "10월 1일부터 백신 미접종자를 진료하지 않을 것"이라 공지했다.

2008년부터 가정의학 클리닉을 운영 중인 발렌타인 박사는 "만약 환자들이 미접종자 진료 거부 이유를 묻는다면, 나는 코로나19는 비참하게 죽는 방법이라 그렇게 죽는 것을 볼 수만은 없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앨라배마주에서 백신 접종 거부는 후회로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28세 아들을 잃은 크리스티 카펜터는 "아들이 죽고 내가 고통받는 것을 보면서 우리가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발렌타인 박사는 페이스북에 이 같은 사례를 언급하면서 "아직 중증 질환에 대한 좋은 치료법은 없지만 백신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불행히도 많은 사람들은 백신을 거부하고 있으며 일부는 심하게 아프거나 사망에까지 이른다"고 썼다.

그러면서 "모두에게 백신을 맞도록 강요할 수도 없고 강요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나 환자들이 예방 가능한 감염증으로 고통받고 죽는 것을 계속 지켜볼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해당 의료진의 결정은 델타 변이의 확산 가운데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수백만 명을 설득해야 하는 주정부의 어려움을 잘 보여준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앨라배마주 1개 카운티를 제외한 모든 카운티를 고위험 지역으로 간주하고 있다.

그럼에도 앨라배마주에서는 현재 전체 인구의 36%도 안되는 백신 접종률로 미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지난 18일 일주일 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수 4465명을 기록했다

현재 2900명 이상의 환자가 병원에 입원해 있는데, 이는 전국 다섯 번째로 높은 수치이며, 입원율은 백신이 널리 보급되지 않았던 지난 1월 11일 최고 기록에 근접하고 있다.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 주지사는 최근 주 정부에서의 코로나19 확산과 입원 급증에 대해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들을 비난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돈 윌리엄슨 협회장은 현지 매체 WSFA와의 인터뷰에서 "중환자실 침대가 필요한 환자는 1568명이나 되지만 주 전체 중환자실 침대는 1557명에 불과하다"면서 "중환자실에 있는 사람 중 절반가량이 코로나19 환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병원에 있는 환자 가운데 12%만이 완전한 예방접종을 받은 상태다. 만일 우리가 백신 접종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릴 수 있었다면 이런 상황을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발렌타인 박사의 미접종자 진료 거부 방침이 온라인자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의료진의 결정을 두고 갑론을박을 펼치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의료진을 두고 "모두를 돌보겠다는 맹세(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지키지 않은 '불리(bully)'"라고 표현한 반면 다른 누리꾼은 "앨라배마로 갈 계획은 전혀 없지만, 만약에라도 가게 된다면 발렌타인 박사에게 진료를 볼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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