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험한 곳' 배낭여행 간 英대학생, 카불 탈출 실패 "죽을 각오"
- 21-08-17
"대사관이 외면…유엔 안전가옥 피신" SNS에 생존 보고
탈레반, 전광석화처럼 카불 점령…항공편 다 끊겨 고립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전역을 장악해 치안이 어지러운 가운데, 아프간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영국의 한 대학생이 사연이 SNS을 통해 전해져 화제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더선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버밍엄 출신인 마일스 로틀리지(22)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친구들에게 "주아프간 영국 대사관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며 "여러 차례 탈출을 시도한 끝에 현재 카불에 있는 유엔 안전가옥에 피신해 있다"고 밝혔다.
영국 러프버러대에서 물리학을 공부하고 있는 마일스는 "온라인에서 '방문하기 가장 위험한 도시'를 검색해 '카불'을 여행 장소로 정했다"며 "최소 한 달 안에 아프간 정권이 무너지지는 않으리라 생각해서 여행해도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유튜브에서 카불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봤기 때문에 안심했다"며 "기껏해야 식중독에 걸리지 않으면 다행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군이 아프간 철군을 시작한 이후 탈레반은 전광석화와 같은 속도로 카불에 진입해 대통령궁을 접수했다.
또 탈레반은 지난달 아프간 내 400개 지역 중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절반 이상을 점령했다.
이후 지난 6일 전후해서는 아프간 주요 거점 도시들을 공략했다. 이어 10일 만에 카불을 장악했다.
마일스는 전날 SNS로 지인들에게 "나는 이제 죽음을 각오했다.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번 여행은 신이 나를 시험하는 것이며 신앙심이 깊기 때문에 신이 나를 돌봐주실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의 최근 소식은 페이스북으로 "이제 카불에 비행기편은 없다고 한다. 나는 아프간에 갇혔다. 약간 곤경에 빠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이 탈레반으로부터 대피하려는 사람들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16일(현지시간) 현지 출발 상업용 항공편이 모두 취소됐다.
카불 공항 당국은 이날 "현재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공항 인근은 심각한 혼란에 빠졌다"며 "우리는 오늘부로 현지 공항에서 출발하는 모든 상업용 항공편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또한 아프가니스탄 민간 항공국(ACAA)은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아프간 영공이 탈레반 군에 장악됐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곳을 경유하는 모든 항공기들에 항로를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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