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필' 탓에 은행털이 실패한 '어리바리 강도'
- 21-08-14
'협박 메모' 내용도 은유적, 직원 이해 못해
60대 英 남성 체포…징역 4년·보호관찰 2년
영국의 60대 남성이 은행털이를 시도했으나, 황당한 실수로 실패하면서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 12일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퇴직한 앨런 슬래터리(67)는 지난 3월18일 오전 영국 서섹스주 이스트본에 있는 한 은행 지점을 찾아가 창구직원에게 자신이 직접 쓴 협박 메모를 건넸다.
메모에는 '당신의 차단막은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냥 10(파운드)과 20(파운드)을 건네라. 다른 고객들을 생각해라'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슬래터리의 글씨가 워낙 악필이고, 내용조차 은유적으로 작성된 탓에 직원은 이해하지 못해 돈도 주지 않았다. 결국 슬래터리는 조용히 빈손으로 은행을 나왔다.
슬래터리가 떠나간 뒤 간신히 메모 내용을 이해한 은행 직원들은 그가 강도였음을 뒤늦게 알아채 경찰에 신고했다.
세 차례 은행털이에 나선 그는 결국 강도 및 강도미수혐의로 구속됐다. (서섹스 경찰 홈페이지 갈무리) © 뉴스1 |
1차 범행에 실패한 그는 이후 2주 동안 똑같은 수법으로 두 차례 더 은행털이에 나섰다. 두 번째로 찾은 다른 은행 지점에서는 직원이 악필 메모를 이해해 그에게 3300달러(약 380만원)를 건넸다.
이어 마지막 범행에서는 강도 같지 않은 외모를 하고 있었던 그에게 직원들이 저항해 다시 미수에 그쳤다.
경찰은 범행 현장 안팎에서 확보한 CCTV 영상을 분석해 슬래터리 2차 범행 직후 버스에 탄 것을 확인했고, 버스 회사를 통해 승차권에 부착된 사진 속 남성과 CCTV 속 남성이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현지 경찰은 이를 근거로 슬래터리의 주소를 확보해 지난달 그를 강도 및 강도 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재판에 넘겨진 슬래터리는 징역 4년에 보호관찰 2년을 선고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은행 직원들과 시민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줬다"며 "범죄의 심각성이 형량에 반영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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