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회장 "머리 숙여 용서 구한다"…신세계 "검증 체계 결함 확인"
- 26-05-26
정 회장, 4분 간 사과문 읽어…세 차례 허리 굽히며 사과
신세계 "고의성 입증 못해…적절한 시점 되면 광주 방문"
정용진 신세게그룹 회장이 '탱크데이' 논란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했다. 신세계그룹은 진상조사 결과를 통해 마케팅 검증 리스크 관리 체계가 부실했다고 시인했다.
정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이번 일로 깊은 상처와 실망을 느끼신 5·18 민주화운동 유가족 여러분, 박종철 열사 유가족 여러분, 광주 시민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신세계그룹 회장으로서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리며 여러분의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어떠한 변명도 하지 않겠다. 이번 일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 제 잘못"이라며 "신세계그룹 구성원 모두 이번 일을 통해 더 낮은 자세로 배우고 더 노력하겠다. 더 무겁게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내부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점검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기준도 더욱 높이겠다"며 "오늘의 사과를 끝이 아닌 시작으로 삼겠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서 국민 여러분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도록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정 회장은 약 4분간 준비한 사과문을 읽었다. 그는 입장 직후, 국민에 대한 사과 이후, 마지막 발언 후 재차 허리를 굽혀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6.5.26 ⓒ 뉴스1 김진환 기자
이어진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서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부사장은 "스타벅스 마케팅 검증 리스크 관리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 부사장은 "마케팅 기획과 승인 과정에서 단 한 차례 문제 제기조차 없었다"며 "또 이번 마케팅 행사 합의자 7명 중 일부는 해당 마케팅 디자인 시안이 담긴 메일 첨부파일조차 열지 않고 관행적으로 승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또 "마케팅 즉시성을 우선시한 까닭에 과거 진행된 법무팀 검증 프로세스도 진행되지 않았다"며 "이번 사안은 실무자의 과실 여부를 넘어서 스타벅스코리아 내부의 사회적·역사적 민감성 부재를 드러냈다"고 말했다.
다만 전 부사장은 "해당 직원과 임직원이 고의성을 갖고 해당 마케팅을 기획했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근거는 찾지 못했다"며 "이는 해당 임직원들이 휴대폰 제출을 거부하는 등 회사 차원 조사에 법적 절차적 한계가 제약 요건으로 작용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향후 경찰조사에서 5·18을 폄훼하려는 고의성 여부가 입증될 경우 해당 임직원에 대한 징계 조치와 민형사상 책임도 물을 것"이라며 "그룹 최고 경영진 누구라도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부적절한 개입이나 그 의도가 확인될 경우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전상진 신세계그룹 경영총괄 부사장이 26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스타벅스 '탱크데이' 논란 관련 내부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6.5.26 ⓒ 뉴스1 구윤성 기자
전 부사장은 질의응답 과정에서 "정 회장이 직접 책임을 언급한 것은 그룹 회장으로서 이번 사안을 결코 회피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수사까지 포함해 사안이 완전히 마무리될 때까지 책임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광주 시민과 5·18 단체에 대한 직접 사과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진상 규명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내부 조사 절차 자체가 쉽지 않았고 아직 완전히 밝혀내지 못한 부분도 있다"며 "적절한 시점이 되면 그룹 차원에서도 광주 현장을 방문해 입장을 밝힐 시간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 이후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불매 움직임과 함께 선불충전금 환불 제한에 대한 반발이 이어진 데 대해 전 부사장은 "현재 많은 고객이 이번 사태 이후 환불이나 멤버십 탈퇴 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며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선불충전금은 상품권 표준약관이 적용되는 선불형 상품권 성격이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환불이 가능한 공정위 규정이 있다"며 "현재 관련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전 부사장은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이번 사안을 공유하며 후속 대응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미국 본사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약상 귀책 사유가 해당 사안에 해당한다고 보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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