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르그섬 앞서 대규모 기름띠 확산…석유 인프라 붕괴 우려"
- 26-05-09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저장 시설 부족…고의 방류 가능성도"
이란의 주요 원유 수출 터미널인 하르그섬 앞 페르시아만 해상에 대규모 기름띠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란 석유 기반 시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이날 위성 사진으로 기름띠가 퍼지는 장면을 포착했다고 전했다. 글로벌 기름 유출 감시 서비스인 오비탈 EOS에 따르면 하르그섬 서쪽 해안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은 전날(7일) 기준 약 51㎢가 넘는 면적에 퍼졌다. 오비탈 EOS는 유출된 기름의 양이 3000배럴을 넘어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확한 유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이란의 에너지 기반 시설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미국의 봉쇄로 심각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란 정부는 해협 재개방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통행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유조선의 발이 묶여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이란은 원유 저장 공간이 빠르게 부족해지고 있어 하르그섬 저장 시설에서 기름 유출이나 기타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이란 에너지 부문을 담당하는 독립 데이터 분석 기관인 이란 오픈 데이터의 달가 카티노글루는 하르그섬 서쪽에 위치한 주요 해상 유전인 아부자르 유전과 저장 시설을 연결하는 해저 파이프라인 파열 가능성을 제기했다.
카티노글루는 해당 파이프라인은 노후화된 데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지난 몇 년간 여러 차례 누출 사고를 일으켰으며 2024년 10월에도 파열 사고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저장 공간이 부족해 고의로 기름을 바다에 방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니마 쇼크리 함부르크 공과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종합적으로 볼 때 "해상 봉쇄로 인해 이란의 석유 시스템이 위험에 빠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유전이나 송유관이 막히면 지하 유전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에 유전 폐쇄 자체가 쉽지 않다며 "유전은 마음대로 껐다 켰다 할 수 있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우샘프턴 대학교 에너지·환경 전문가인 케이반 호세이니는 이번 기름 유출 사고가 제재·분쟁·만성적인 투자 부족으로 인해 이란의 시설을 현대화하는 게 얼마나 어려워졌는지를 보여준다며 "대응이 늦어지면 관리 가능한 규모의 유출 사고더라도 더 큰 지역적 환경 위기로 번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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