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다운타운 소상공인들 '생존 기로'에 서있다

임대료·치안·물가 부담 속 폐업 이어져

“그래도 다운타운 지켜야” 희망도


시애틀 다운타운 상권이 또 한 번 중대한 갈림길에 섰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높은 임대료와 치안 문제, 물가 상승 부담 속에서 소규모 상점들의 생존 위기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 브랜드 매장 철수와 신규 입점이 반복되는 가운데, 지역 상인들은 “다운타운의 다양성이 무너질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다운타운의 대표적 소규모 상점 가운데 하나인 원주민 예술·생활 브랜드 ‘에이스 제너레이션(Eighth Generation)’도 높은 운영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인근에 위치한 이 매장은 관광객 유동 인구가 많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만큼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도 크다. 매장 관계자는 “시애틀 다운타운이라는 위치 자체가 소규모 브랜드에는 큰 도전”이라고 말했다.

실제 다운타운 상권은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나이키와 노스페이스, 삭스 오프 피프스(Saks OFF 5th) 같은 대형 브랜드가 잇따라 매장을 닫았지만, 일본 SPA 브랜드 유니클로와 아크테릭스 확장 매장, 그리고 최근 재개장한 반스앤노블 서점 등 일부 신규 입점도 이어지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소상공인들이 더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분석업체 코스타(CoStar)에 따르면 현재 시애틀 다운타운 소매 상가 공실률은 22% 수준에 달한다. 코로나 이전보다 크게 높아진 수치다. 그럼에도 다운타운 임대료는 여전히 지역 내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절도와 재산범죄 문제까지 겹치며 상인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시애틀시 경제개발국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치안과 비용 문제”라고 설명했다.

반면 다운타운 상권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는 시각도 있다. 시애틀 메트로폴리탄 상공회의소 조 응우옌 CEO는 “다운타운은 여전히 태평양 북서부 경제의 핵심”이라며 “대형 브랜드와 소규모 상점이 함께 존재해야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반스앤노블 같은 ‘앵커 테넌트’가 유동 인구를 끌어들이면 주변 소규모 상점들도 함께 살아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00년 넘게 다운타운에서 영업 중인 지도 전문점 ‘메츠커 맵스(Metsker Maps)’ 역시 희망을 놓지 않고 있다. 매장 관계자는 “대공황과 경기침체, 코로나까지 버텨냈다”며 “다운타운 소상공인의 전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운타운 상권 회복을 위해서는 치안 개선과 교통 접근성 강화, 합리적 임대 정책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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