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성은 '텅텅' 관광지 예약은 '꽉꽉'…설연휴 방역 어쩌나

10명 중 1명 "고향서 자고 오겠다"…역대 최저치

제주 등 유명 여행지 '만실'…휴일 추가 확산 '우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해 설 연휴 이동 자제를 요청했지만 귀성길 대신 여행을 택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아 방역당국의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실제로 제주도를 비롯한 유명 관광지의 숙박시설은 예약이 이미 끝나거나 만실을 앞두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 한국갤럽에 따르면 이번 설에 1박 이상 고향을 방문하겠다는 사람이 12%에 그쳐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귀성인파는 사상 최저라고 하더라도 설 연휴 전후로 전국적인 대이동이 예상되고 있어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커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5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예정대로 귀성길 또는 여행을 계획하는 시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직장인 정모씨(34)는 "기차 대신 차를 타고 집에 내려갈 생각"이라며 "이동할 때 조심해서 내려갔다가 하루 뒤에 곧바로 올라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 연휴를 고향인 부산에서 보낼 예정이라는 최모씨(29)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서울에 있는 것보다 오히려 지방으로 가는 게 안전할 것 같다"며 "이번에는 내려가더라도 집 안에만 주로 있을 생각이다. 친척들과의 만남도 자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도 여행을 갈 예정이라는 박모씨(35)는 "친척들을 포함해 온 가족이 모이는 것보다 따로 여행가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며 "어디를 가나 마스크를 쓰고 다니고, 손소독제를 들고 다니며 방역수칙을 잘 지킬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집에 머무는 것이 가장 좋지만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하는 경우에는 마스크 착용, 손씻기 등 개인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5일 통화에서 "집에 머무르면서 모임을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불가피하게 가족 모임이나 계획된 여행이 있다면 밀집·밀폐·밀접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 교수는 지자체들이 지역 내 민간단체를 통해 분위기 조성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 내 자율적인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를 통해 이번 명절을 조용하게 보내자는 분위기를 유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유전자증폭(PCR)검사를 통해 음성판정을 받은 뒤 고향에 내려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다만 검사가 어려우면 차 안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천 교수는 "임시검사소 결과를 보면 수도권의 20% 이상이 무증상 감염자이기 때문에 가능하면 고향에 내려가면 안 된다"면서도 "친척들끼리 한 차로 같이 귀성길에 오른다면 차 안에서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함께 사는 가족 구성원을 제외한 친인척들은 불특정 다수로 인식하고 조심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전 교수는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들은 누가 무증상 감염자인지 알 수 없다"며 "모이면 음식도 같이 먹고, 이야기를 나누면 마스크를 벗으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교수는 친척들과 함께 차례를 지낼 경우 인원을 최소화하고 최대한 접촉을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손을 포함 꼭 필요한 2~3명이 차례를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차례 후 인사만 나누고, 식사도 따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사제공=뉴스1(시애틀N 제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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