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21세기 유가 쇼크…우크라 전쟁 때 140달러 육박
- 26-03-09
국제유가 100달러 재돌파…WTI 16% 폭등, 호르무즈 해협 봉쇄·산유국 감산
코로나19 때는 마이너스 유가…2008년 금융위기 직전 147달러까지 올라
미국의 이란 군사 공격 이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면서 국제유가가 또 한 번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우리시간으로 9일 오전 8시 50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전장 대비 15.69달러(17.26%) 폭등한 배럴당 106.59달러를 기록했다. 국제 기준유인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도 14.61달러(15.76%) 상승한 107.30달러까지 올랐다.
WTI는 지난주에만 약 35% 급등해 1983년 선물 거래가 시작된 이후 주간 기준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것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급등은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중동 산유국들이 생산을 줄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KPC)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항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며 예방 차원에서 원유 생산과 정유 가동을 일부 축소했다고 밝혔다. 감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또 다른 주요 산유국인 이라크의 생산도 크게 줄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라크 남부 주요 유전 3곳의 생산량은 하루 430만 배럴에서 130만 배럴로 약 70%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유가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FP는 이번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100달러 선을 돌파하면서 21세기 유가 변동사의 또 하나의 굵직한 사례가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발생한 2022년에도 100달러를 돌파했으며 당시 브렌트유는 139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0달러까지 상승했다. 유가는 2022년 여름까지 대부분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됐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에는 수요 급감과 저장 공간 부족으로 WTI 가격이 -40달러까지 떨어지는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유가가 나타나기도 했다. 당시 항공 운항 중단과 공장 가동 중단으로 수요가 급감했고 저장 시설 부족과 사우디아라비아·러시아 간 가격 전쟁까지 겹치면서 유가가 급락했다.
앞서 2012년 서방의 이란 원유 금수 조치, 2011년 아랍의 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유가 사상 최고치 등도 국제유가 급등락의 주요 사례로 꼽힌다. 시리아 내전 등 중동 긴장이 이어지면서 국제유가는 2014년까지 100달러 안팎을 유지했다. 그러나 이후 미국 셰일오일 생산이 급증하면서 공급이 늘자 유가는 2015년 초 50달러 이하로 떨어졌다.
사상 최고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이었던 2008년 7월 11일 기록됐다. 당시 브렌트유는 147.50달러, WTI는 147.27달러까지 상승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와 중국 수요 증가, 이란·나이지리아 등 주요 산유국의 정치 불안이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하지만 같은 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유가는 급락해 2008년 12월 브렌트유가 약 36달러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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