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노조 설립투표 방해했다 투표 다시"

미국 노동관계위원회, 재투표 권고하고 나서

"투표소 앞에 없던 우편함 설치해 회사 감시 인상 줘"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노조 설립 투표를 방해해 투표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미 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앨라배마주 배서머 창고 직원들이 산별 노조인 소매·도매·백화점노동자조합(RWDSU)에 가입하기 위해 진행한 투표에 아마존의 방해가 있었다고 판단해 이같이 권고 결정을 내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일 보도했다.

노동관계위가 이 같은 결정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노조와 아마존 측이 권고를 확인하는 성명을 내면서 알려지게 됐다.

노조 측은 성명에서 "노동관계위의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아마존이 노조 설립 반대를 위해 불법적으로 개입했다는 증거를 접하게 됐다"라며 "새로운 투표를 진행하라는 NLRB의 권고를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아마존 측은 "노조 결성에 반대하는 직원들이 압도적으로 많다"라며 "다른 어떤 것보다 이 같은 의견이 존중돼야 하며, 이를 위해 재심을 요구하겠다"라고 주장했다.

투표가 부당했다는 권고가 애틀랜타에 있는 NLRB 지역 사무국에서 인정될 경우 기존 투표 결과는 무효화 되고 새로운 투표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WP가 전했다.

베서머의 아마존 창고 직원들은 지난 4월 RWDSU 가입 여부를 묻는 투표를 벌였으나 유효투표 3,215표 중 반대 1,798표, 찬성은 738표로 2배 이상 차이를 기록하며 부결됐다.

투표 절차상 쟁점은 투표가 개시되자 창고 앞에 우편함이 설치됐다는 점이다.

노조 측은 우편함 설치 후 아마존이 투표지 수거와 개표에 관여한다는 인상을 주고 이는 투표에 영향을 줬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아마존이 우체국에 우편함을 즉각 설치하라고 종용했다는 이메일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아마존 측은 투표 편의를 위한 것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게 아니라고 해명했다.

투표 10일 후 RWDSU는 자유 투표가 훼손됐다며 무효를 주장했으며, NLRB의 청문회가 시작됐다.

다만 NLRB 측은 WP의 입장 표명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미국 민간 기업 중 월마트에 이어 고용 인원이 가장 많은 아마존은 그동안 창고 직원의 노조 결성을 강력히 반대했다.

반면, 아마존 규모와 온라인 상거래의 우월적 지위 때문에 노동 단체에서는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해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미국은 물론 노조가 일상화된 유럽에서도 아마존 창고 직원들의 노조 가입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게 WP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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